민주 2차 공천, 새인물 씨 마르고 기소된 2명 버젓이 낙점

입력 2012-02-24 19:05


민주통합당은 24일 총선 2차 공천자 54명을 확정, 발표했다. 국민경선 지역 20곳도 함께 공개했다.

이틀 전 1차로 발표한 영남지역 40명을 합치면 94명의 공천자를 확정한 셈이다. 2차 공천 발표의 특징은 현역의원 초강세와 18대 총선 낙선자 대거 재공천, 친노무현 인사 및 여성후보 약진으로 요약된다. 새 인물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둘이나 공천을 받아 ‘개혁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역의원이 포함된 선거구 31곳 중 27명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 현역 재공천율이 무려 90%에 이른다. 그나마 4곳은 경선지역으로 분류돼 현재로선 탈락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전병헌 의원 등 공천신청을 한 현역 공천심사위원 6명 전원도 공천됐다. 민주당이 강조해온 인적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과 충청권은 현저하게 열세였던 18대 총선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이고 의원 수도 많지 않아 애당초 물갈이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18대 총선 때 ‘노무현 정권 심판’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추풍낙엽이 됐던 전직 의원들이 다수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서울의 경우 공천이 확정된 14곳 중 현역의원 지역 6곳을 제외한 나머지 8곳은 전원 17대 의원 출신이다. 인천 5곳 중에서도 현역을 제외한 3명 중 2명이 전직 의원이다. 경기는 공천을 받은 비현역 7명 가운데 3명이 17대 의원이었다. 강원도 역시 3곳 중 2곳이 전직 의원이다.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세대가 공천자의 주류를 이룬다. 단수신청 지역인 조정식(경기 시흥을) 의원과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이인영(서울 구로갑) 윤호중(경기 구리) 후보가 대표적이다. 복수신청 지역에서도 최재성(남양주갑) 백원우(시흥갑) 의원과 임종석(서울 성동을) 오영식(서울 강북갑) 유은혜(경기 고양일산동) 김현미(고양일산서) 이철우(경기 포천연천) 이화영(강원 동해삼척) 후보가 낙점을 받았다. 당 사무총장인 임종석 후보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아 낙마할 가능성이 없지 않았으나 공천 관문을 통과했다. 이화영 후보는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3일 기소됐음에도 공천장을 받았다.

친노의 부활도 눈에 띈다.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원혜영(경기 부천오정) 조경태(부산 사하을) 백원우 의원, 유인태(서울 도봉을) 박범계(대전 서을)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후보가 이에 속한다.

지역구 15% 이상을 여성으로 공천한다는 방침을 반영하듯 여성 강세 현상도 두드러진다. 서울에서 현역인 박영선 전혜숙 추미애 이미경 의원이 전원 재공천됐다. 여성 후보가 탈락한 곳은 서울 강북갑과 대전서을 2곳뿐이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