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연장하며 의욕 보인 북-미 고위급 회담… UEP 등 쟁점 일부 의견 접근
입력 2012-02-24 18:55
북한과 미국이 24일 베이징에서 이틀째 열린 제3차 고위급 회담에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쟁점에 대해 일정 부분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숙소인 웨스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용한 대화를 했다”면서 “다소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그러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너무 나아간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비핵화 사전조치와 대북 영양지원을 놓고 양측이 일단 큰 틀에서 견해를 함께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영변 UEP를 포함한 비핵화 문제, 비확산, 인도주의적 문제, 인권 등을 모두 논의했고 일본과 우리 모두가 우려하는 납치자 문제도 얘기했다”며 “북한이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특히 한반도에서 더 나은 남북관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회담을 통해 양측이 이슈를 밝혀낼 수 있었고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서울과 도쿄를 돌아보고 논의된 내용을 워싱턴으로 가져가 우리가 현재 어느 지점에 있으며 어디로 갈 수 있을지를 평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본 부분이나 가장 큰 의견 차를 보인 안건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회담 결과를 발표하려고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니다”면서도 “북한의 정치적 변화 이후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북한이 우리와 회담을 갖고 모든 의제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며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북·미 회담은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뒤 2개월 남짓 만에 열렸다.
이날 회담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대표로 한 북측 협상단이 오전 10시10분 차량을 이용해 미측 협상단이 기다리는 주중 미국대사관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담이 끝난 뒤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회담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25일 한국을 방문해 임성남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회담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26일에는 일본으로 가 회담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북측 협상대표인 김 부상은 24일 저녁 베이징 세인트레지스호텔(국제구락부)에서 우다웨이 특별대표와 만찬회동을 갖고 회담결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우다웨이 대표는 23일 베이징에서 일본 측 카운터파트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놓고 회담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