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4년 결산] 불통·폐쇄적 인사… 개국공신·MB맨들 줄줄이 몰락

입력 2012-02-24 18:55


집권 만 4년을 맞은 이명박 정권의 개국 공신들과 이른바 ‘MB맨’들의 현 주소는 어떨까. 한마디로 권력무상(勸力無常)을 느끼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출범부터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 땅부자)’, ‘S라인(서울시 라인)’ 인사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고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친·인척과 함께 측근 비리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이들은 무대의 뒤편으로 쓸쓸하게 사라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4일 ‘이명박 정부 국정 4년 평가 토론회’를 개최해 현 정부 4년은 ‘불통’ ‘폐쇄적 인사’로 요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는 “4대강 사업과 종합편성채널 선정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이명박 정부는 반대 의견에 귀 기울이기보다 이를 억압하는 자세를 보였다”면서 “소통과 화합, 통합 부재의 통치 스타일은 이 대통령의 인사에도 그대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막강 파워맨이었던 이 대통령의 친형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보좌관이 구속되면서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사실상 정계를 은퇴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측근 수뢰 의혹으로 지난달 말 위원장 자리에서 도중하차했다. 대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국회의장은 2008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돌린 의혹으로 현직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됐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이국철 SLS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저축은행 로비스트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지시 의혹을 받아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이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 내 친이명박계 좌장역을 맡아온 이재오 의원은 여전히 ‘박근혜 비대위’의 일부 인사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최근 민생현장을 다니며 거의 잠행 수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종로 출마를 선언했고, 17대 국회의원으로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인 박형준 전 정무수석도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산 수영으로 돌아가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도 부산 연제에서 활동 중이다. 이 밖에 김형준 이상휘 이성권 정문헌 함영준 김연광 등 전 청와대 비서관들도 총선에 뛰어들었다.

여전히 지근거리에서 이 대통령을 지키는 순장(殉葬)조도 있다. 청와대의 장다사로 총무기획관,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박정하 대변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