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 ‘양극화 2題’] “임대 입주민은 엘리베이터 따로 써!”

입력 2012-02-24 21:42


‘대한민국 1%를 위한 고품격주거단지’를 표방한 서울 마포구 합정동 주상복합아파트 ‘메세나폴리스’.

24일 시공사인 GS건설에 따르면 이 단지 내부는 포르투갈 대리석, 일본산 벽지, 독일산 원목마루 등 세계 최고급 수입마감재와 수입가전제품으로 채워졌다. 건물 내 곳곳에는 무술 유단자인 경호원 50여명이 24시간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다. 입주민에겐 요트회원권이 2년간 무료로 제공되고, 가사도우미가 주 1회 방문해 청소, 빨래 등을 해준다. 특급 호텔 리조트에 버금가는 게스트룸은 입주자들만 하루 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급 혜택은 전체가구의 12%가 넘는 77가구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은 누릴 수 없다.

103동 4~10층에 66~81㎡의 임대 77가구를 몰아넣고 엘리베이터를 따로 만들어 일반 입주민과의 동선을 분리했다. 임대 입주민은 각종 서비스 혜택에서 배제되고 커뮤니티센터인 ‘자이안센터’도 이용할 수 없다.

메세나폴리스가 분양·임대를 혼합한 것은 아파트 용적률의 17% 이상을 임대로 지어야 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는 서울시가 준공 후 매입해 저렴하게 장기임대하는 ‘시프트’로 분양한다. 전세금은 1억3920만~2억88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반면 분양아파트는 ‘상위 1%’가 마케팅 대상이다. 메세나폴리스는 상업 및 주거시설, 오피스 등 4개동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2800만원이다. 2가구뿐인 공급면적 322㎡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34억1000만원이다. 전체 617가구 가운데 일반분양은 163~322㎡ 538가구로 현재 분양률이 93%에 이르며 입주는 6월이다.

분양·임대를 함께 넣는 방식은 부유층과 서민 간 계층통합을 위한 ‘소셜믹스’ 개념으로 2005년 도입됐다. 그러나 곳곳에서 분양과 임대아파트 출입구를 따로 두거나 울타리로 단지 사이를 막았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