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아코디언 찬양 성영광 집사 “세상 안보여도 찬양에는 일찍 눈떴죠”
입력 2012-02-24 23:31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밤무대 유혹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상문화에 빠질 수 없어 찬양만을 부르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아코디언 반주로 찬양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1급 시각장애인 성영광(61·대구 대현동·사진) 집사. 성 집사는 오는 26일 강원도 원주 일산동 원주제일감리교회(김명기 목사) 주일예배에서 찬송 ‘멀리멀리 갔더니’와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을 특별 연주하고 찬양한다.
그는 3세 때 영양실조로 시력을 상실한 뒤 고아원에서 생활하며 신앙을 접했다. 초등학교 밴드부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배운 이후 줄곧 찬양사역자로서 외길을 걸어왔다.
성 집사의 아코디언 연주와 노래실력은 수준급이다. 듣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KBS 교향악단과 협연을 가진 적도 있다.
성 집사의 아코디언 찬양 인생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시각장애인인 남동생과 보낸 고아원 시절, 거리를 걷다 발을 잘못 디뎌 죽을 뻔한 이야기, 유행가 가수를 꿈꾸다 예수를 영접하고 찬양만을 부르게 된 사연 등. 밤을 새워 이야기해도 모자라다. 특히 교회에서 찬양을 부르지 말라며 문전박대 당한 일은 지금도 성 집사의 가슴에 못이 되어 박혀 있다.
“시각장애인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몰라요. 하지만 예수님은 소경 바디매오를 불쌍히 여기신 것처럼 우리 시각장애인을 끔찍이 사랑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는 3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삶을 이어가는 힘든 생활이지만 한 번도 거리에서 구걸한 적은 없다. 예수를 믿는 자존심 때문이다.
그런 그가 요즘 기도 제목이 있다. 30년 가까이 사용해온 아코디언이 낡아 바람이 새는 바람에 사역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 이 아코디언은 부흥사로 유명한 고 신현균 목사가 용기를 잃지 말라며 사준 것이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 500만원∼600만원이나 되는 아코디언 교환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어디든 상관없이 찬양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가 새 아코디언을 마련하는 소박한 꿈을 이뤘으면 한다(010-7675-4311).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