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지표 전망 어두워… “한국 경제 3∼4월 고비”
입력 2012-02-23 19:54
코스피지수는 2000선 위쪽을 고수하고 있으나 실물경제 전망은 썩 좋지 않다. 대외 요인에 쉽게 휘둘리는 우리 경제의 특징 탓이다.
주식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외국자본 유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지수를 떠받치고 있지만 올 성장률 전망치, 무역수지, 국제유가 등 실물경제 관련지표는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올 성장률을 3.7%로 전망했지만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9개사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4%에 불과하다.
이미 올 1월 무역수지는 19억5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2년 만에 흑자행진을 마감했다.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생산지수는 석 달 연속 하락 중이며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넉 달째 하락세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08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총 110조6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추정치 117조6000억원보다 5.93%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된다. 22일 수출입은행이 홍콩에서 주관한 한 콘퍼런스에서 IB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올해 금융시장의 복병”이라고 거론했다. 여기에 중동정세 악화로 국제유가마저 오름세다.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치권이 득표 전략을 앞세워 반기업적인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세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유럽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스란히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 경제는 총선 직전인 3∼4월이 가장 어려운 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엔화는 최근 6개월 만에 1달러당 80엔대를 회복했지만 당장 큰 영향은 없으리란 전망이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수출기업들이 누려왔던 엔고효과가 없어질 정도의 엔저가 되려면 미국 경제 회복 등 확실한 글로별 경제의 회복 반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