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통근열차 탈선 50명 사망… 출근길에 플랫폼에 부딪혀 670여명 부상
입력 2012-02-23 23:34
아르헨티나에서 1200명 이상을 태운 출근길 통근 열차가 탈선하면서 플랫폼에 부딪쳐 최소 50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이 다쳤다. 이는 아르헨티나에서 4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열차 사고라고 BBC 등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2일 오전 8시35분쯤 승객 1200∼1500명을 태우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부 온세(Once)역 터미널에 도착하던 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플랫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50명이 숨지고 676명이 부상했다고 페르난도 소스트레 연방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다니엘 루소 부에노스아이레스 민방위 국장은 “부상자 676명 가운데 최소한 200명 정도는 중상이며, 사고 현장에서 수색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이틀간의 추모기간을 선포하고, 예정됐던 카니발을 취소했다.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이 가득 차 있었고, 열차가 플랫폼과 충돌했을 때 엄청난 소리가 났다”면서 “사고 직후 승객들은 창문을 깨고 열차를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쳤다”고 말했다. 28세의 열차 운전사는 철골에 갇혔다 구조됐으며 위독한 상태다.
의료진은 “생존자들이 철과 유리조각에 상처를 입었으며 몇 명은 팔을 절단해야 한다”며 “많은 이들이 호흡장애와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제동장치 이상으로 열차가 멈추지 못해 선로의 충격흡수장치를 들이받으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1882년에 건설된 온세역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의 하나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50만명에 달한다. 아르헨티나 철도망은 낙후되고 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1970년 열차 사고로 200명이 사망했고, 78년에는 열차와 트럭의 충돌로 55명이 숨졌다. 지난해 9월 이후에도 세 차례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다쳤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