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 등 초청 ‘청소년 꿈나래 겨울캠프’ … “스키 배우고 친구 사귀고 너무 좋아요”

입력 2012-02-23 19:17


“친구도 사귀고, 스키도 타고 너무 신나요.”

23일 오전 9시30분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스키하우스 앞 눈밭. 알록달록한 무늬의 스키복과 은색 헬멧, 얼굴을 반이나 가린 고글로 한껏 멋을 낸 초보 스키어 60여명이 모였다. 추운 날씨에 볼이 빨개지고 처음 신는 스키부츠에 뒤뚱거렸다. 하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들은 국민일보와 어린이재단 공동 주최로 22∼24일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제15회 국민일보 청소년 꿈나래 겨울캠프’ 참가한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아이들이다. 올해는 대구지역과 충남지역 초·중학생 60명과 인솔교사 등 80여명이 참가했다.

초보 스키어들은 4개 팀으로 나뉘어 오전 내내 스키 강사에게 스키 장비의 명칭과 사용법, 넘어지는 법, 앞으로 나가는 법, 멈추는 법 등을 배웠다. 대부분이 처음 스키를 타봤지만 강사의 지시를 곧잘 따라했다. 넘어지기 일쑤였던 아이들은 금방 자세를 잡고 경사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올 수 있게 됐다. 대구서 친오빠랑 함께 온 민서(여·중1)양은 “스키를 처음 배우는 것이라 힘들지만 눈 위를 미끄러지는 기분이 좋다”며 “빨리 배워서 슬로프에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캠프에 인솔교사로 참가한 이진(32·천안 성정복지관)씨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덩달아 즐겁다”며 “즐거운 추억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이고 실패 경험이 많았던 아이들이 스키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스키강습을 받은 학생들은 오후에는 대부분 초급자 코스에 올라 스키를 탔다. 일부 아이들은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스키를 타는 모습에 용기를 얻어 곧 함께 스키를 즐겼다. 국민일보 최삼규 경영전략실장도 학생들을 격려했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은 금방 친해졌다. 캠프 첫날인 22일 서먹했던 아이들은 강원도 삼척에서 레일바이크를 함께 타고 저녁에 하이원리조트에서 펀앤드펀(Fun&Fun) 마술공연을 관람하면서 서로 장난을 칠 정도가 됐다. 충남 천안에서 온 수진(여·초6)양은 “어젯밤에 잠자리에서 친구들과 얘기도 하고 게임도 했는데 캠프 행사에서 제일 재밌는 시간이었다”며 “친구들이 많이 생겨 너무 좋다”고 말했다.

스키캠프는 24일 눈썰매·봅슬레이 체험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행사에는 하이원리조트가 스키강습, 숙식 등을 후원했으며 포스코, 현대자동차그룹이 협찬했다. 이랜드복지재단도 겨울점퍼를 아이들에게 제공했다.

정선=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