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갈등 확산

입력 2012-02-23 21:53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에 대한 삼성물산 직원의 미행 사실을 폭로하며 삼성그룹 차원의 행위라는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미행이 아니고 그룹차원에서 개입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CJ그룹은 23일 “지난 21일 오후 이 회장 집 앞에서 이 회장을 며칠간 미행해 오던 사람을 붙잡아 신분을 확인한 결과 그가 삼성물산 직원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CJ는 경찰에 교통사고를 신고한 뒤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남자가 삼성물산 감사팀 소속 김모(42) 차장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CJ는 김씨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CJ는 지난 17일 김씨가 미행차량을 바꿔가면서 이 회장 집을 맴돈 사실을 CCTV 분석을 통해 확인한 뒤 김씨를 붙잡았다.

CJ는 “삼성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자세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사실 관계부터 확인을 해봐야 한다”면서 반응을 자제했다. 운전자인 김 차장은 “장충동 신라호텔 인근 부지 활용 방안을 찾으러 다니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이 최근 3남인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7000억원대의 상속분 청구 소송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으로 실질적인 소송 대리인으로 여겨지는 이재현(52) 회장의 거동을 삼성이 예의주시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