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인간’ 조용한 흥행몰이… 알제리 내전중 佛수도사 살해사건 다뤄

입력 2012-02-23 18:29


지난 19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단관 개봉한 영화 ‘신과 인간’(프랑스의 자비에 보부아 감독)이 좌석 점유율 75%까지 끌어올려 개봉 1주일 만에 상영관을 5개로 늘리며 조용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22일 현재 1만명 관객을 돌파한 ‘신과 인간’은 1996년 알제리에서 있었던 ‘프랑스인 수도사 살해사건’을 스크린에 옮겼다.

알제리 정부군과 무장이슬람단체(GIA) 사이의 내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을 때 무장단체는 자국 내 모든 외국인에게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하지만 이슬람교 지역의 티브히린에서 수도원 생활을 하고 있던 7명의 프랑스인들은 이를 거부하다 결국 죽음을 맞았다. 영화는 알제리와 비슷한 자연환경을 지닌 모로코에서 촬영됐다.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위기 앞에서 수도사들은 치열한 고민 끝에 마침내 거취를 정한다. 이들이 결론을 내린 뒤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들으며 최후의 만찬을 갖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폭설이 내리는 산 속으로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일행들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촬영한 마지막 장면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2010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