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비대위, 내달 13일 새 대표회장 선출
입력 2012-02-22 17:08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내홍이 확산되고 있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4일 한기총의 홍재철 신임 대표회장 선출이 원천 무효라며 별도의 대표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기총은 현 집행부와 비대위가 구성하는 집행부로 양분되게 됐다. 1989년 출범 이후 한기총에서 두 명의 대표회장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비대위는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에서 회의를 열어 다음 달 13일 오전 11시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한기총 제18대 대표회장 선출을 위한 비상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한기총 탈퇴는 아니다”며 “홍재철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뽑은 정기총회 결과는 원천 무효이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비대위 소속 교단은 한기총이 정상화할 때까지 홍재철 대표회장 체제의 한기총 관련 행사와 사업 및 공직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현 집행부의 파행에 반대하는 한국교회의 모든 교단과 단체, 기관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임 길자연 목사와 홍재철 목사는 모두 예장 합동 교단 소속인데 한기총 23년 역사상 한 교단 목사가 연속으로 대표회장을 맡은 전례가 없다”며 “이번 대표회장은 지난 해 7월 7일 특별총회 개혁 정관에 따라 1000∼7000교회 규모 교단인 (나)군 15개 교단에서 나올 차례”라고 주장했다.
교계에서는 비대위가 한기총에 남아 있으면서 다른 대표회장을 선출하기로 결정해 양측의 법적 소송과 주도권 다툼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기총은 지난 14일 서울 서원동 왕성교회(담임목사 길자연)에서 예장 통합과 백석, 고신, 대신 총회 등 소속 대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23차 정기총회(속회)를 열어 단일 후보로 나선 예장 합동 교단 소속의 홍 목사를 새 대표회장으로 뽑은 바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