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사우나 ‘총격’… 일가족 5명 숨져
입력 2012-02-22 18:54
미국 애틀랜타 교외 한인 사우나에서 21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 한인 일가족 5명이 숨졌다.
애틀랜타에서 북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노크로스시 한인 밀집지역에 위치한 수정헬스사우나에서 이날 밤 8시30분쯤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사우나를 운영하는 강모(65)씨의 처남 박모(54)씨가 강씨 부부와 여동생 부부 등 4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이 현장에서 입수한 CCTV 테이프 분석 결과 박씨는 8시25분쯤 사우나 출입문 부근 계산대에서 강씨와 언쟁을 벌이다 총을 쐈으며, 박씨 여동생의 남편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숨졌다.
사건 발생 30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 도구로 보이는 권총 1정을 수거했다.
당시 사우나 건물 안에는 종업원과 고객 등 20여명이 있었으나 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언어 문제 등으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워런 서머스 노크로스 경찰서장은 “무차별적 총기난사 사건은 아니며 표적 살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15년 전 처가와 동업 형태로 수정사우나를 세워 미 동남부 지역 한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키웠으나 경기침체로 경영이 악화돼 파산신청 절차를 밟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가족들과 불화를 겪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강씨는 애틀랜타한국학교와 지역 한인회 관련 기관, 현지 상공인단체 등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고 헌법기구의 해외 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해 지역 한인사회에서 명망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월남전에 장교로 참전하기도 했던 그는 신학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을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틀랜타 일대에는 10만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북동부 노크로스와 도라빌 및 덜루스 등에 한인 타운이 형성돼 있다.
덜루스에서는 지난해 12월 한인 호스트바에서 남자접대부 관리인이 한인들에 의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의구 기자, 연합뉴스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