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만년설’ 물 좋은 도시 밴쿠버… 인디언·英문화 이색풍광도 매력

입력 2012-02-22 18:17


화이트호스를 비롯해 캐나다 여행의 관문인 밴쿠버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최대 도시. ‘피겨여왕’ 김연아가 2010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에 오른 밴쿠버는 교포도 6만여명이나 살고 있어 한국인에게는 꽤 친숙한 도시이다.

태고의 숨결과 인디언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밴쿠버는 호텔 수도꼭지만 틀면 수백 년 전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수돗물이 흘러나온다. 수돗물이 깨끗해 굳이 생수를 사마실 필요가 없는 이유다. 맑은 날에는 직선거리로 200㎞ 떨어진 미국 워싱턴 주의 마운틴 베이커가 보일 정도로 공기도 깨끗하다. 전 세계에서 이민자들이 몰려드는 이유 중 하나다.

밴쿠버의 구(舊)도심인 개스타운은 1867년 건설된 밴쿠버의 발상지. 당시 영국 상선의 선원이었던 존 데이튼이 최초로 이곳에 정착했다. 그의 별명인 개시 잭(Gassy Jack)이 알려지면서 개스타운으로 불렸다. ‘개시’는 허풍쟁이, 수다쟁이라는 뜻으로 술통 위에 서 있는 존 데이튼의 동상은 개스타운을 상징하는 명물.

개스타운의 스팀클락(Steam Clock)은 증기로 움직이는 세계 최초의 시계로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의 증기시계와 함께 전 세계에 2대뿐인 명물. 높이 5m, 무게 2t으로 200m 떨어진 건물에서 물을 끓여 나온 증기로 작동된다. 15분마다 한 번씩 하얀 증기가 빠지면서 특유의 소리를 낸다.

북쪽 해안가의 캐나다 플레이스(Canada Place)는 1986년 열린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범선 모양의 건물로 밴쿠버의 랜드마크. 날아갈 듯한 5개의 흰 돛을 단 거대한 배가 마치 바다에 정박해 있는 듯하다. 내부에는 아이맥스 영화관, 밴쿠버 무역컨벤션 센터, 레스토랑 등이 있다. 인근에는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등 알래스카로 떠나는 세계적인 크루즈 선박 터미널도 위치하고 있다.

둘레 10㎞, 면적 1000에이커인 스탠리 파크는 북미에서 3번째로 큰 원시림. 인디언 부족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8개의 토템폴과 수족관, 미니어처 철도 등이 위치하고 있다. 스탠리 파크는 바다 건너 캐나다 플레이스와 고층빌딩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대여해 돌아보는 것이 좋다.

그랜빌 아일랜드는 밴쿠버 중심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재래시장. 원래는 공장과 창고가 있던 낡고 오래된 공장지대였지만 1970년 개조를 해 다양한 숍과 레스토랑이 들어서며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작은 상점에서 개성이 뚜렷한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며, 작은 장신구나 독창적인 공예품도 구입할 있다.

주도(州都)인 빅토리아가 있는 밴쿠버 섬은 코위찬족 등 원주민 문화와 영국의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다.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25분, 수상비행기로 35분 걸리는데 직행버스에 탑승한 채 페리호를 타고 밴쿠버 섬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정원의 도시’로도 불리는 빅토리아의 볼거리는 이너 하버 주변에 몰려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돔형의 BC 주의사당, 공룡뼈 등 100만점의 유물을 전시한 주립로열박물관, 이너 하버에 떠 있는 수중수족관 등이 볼거리.

특히 이너 하버 주변은 관광마차나 인력거, 버스를 타고 시내관광을 즐기기에 좋다. 이너 하버에서 조디악이라 불리는 고무보트를 타고 1시간쯤 달려 범고래 등을 관찰하는 야생동물 투어도 해볼 만하다. 빅토리아 인근의 부차트 가든은 사철 꽃이 피는 정원으로 석회석 채석장이었던 지형을 그대로 살린 다채로운 정원 배치가 돋보인다.

하나투어(1577-1212)는 에어캐나다를 타고 밴쿠버를 거쳐 화이트호스로 가는 5박7일 일정의 ‘캐나다 오로라&겨울 즐기기 7일’ 패키지 상품을 4월까지 판매한다. 밴쿠버에서 반나절 동안 시내관광을 한 후 이튿날 아침 화이트호스로 이동해 사흘 동안 밤에는 오로라를 관찰하고 낮에는 개썰매 등 겨울 액티비티를 즐긴다. 요금은 239만원부터. 인천공항∼밴쿠버 10시간, 밴쿠버∼화이트호스 2시간30분. 캐나다 여행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주한캐나다관광청(www.canada.travel).

밴쿠버(캐나다)=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