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만 부추긴 ‘MRI 진위’ 논란… 세브란스 병원서 직접 찍어 “박원순 시장 아들 것 맞다” 결론

입력 2012-02-22 21:43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27)씨가 병무청에 제출한 MRI(자기공명영상진단)가 본인 것이 맞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2일 박주신씨가 병원에서 촬영한 MRI 영상을 판독한 결과 병무청에 제출한 MRI와 같은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윤도흠 교수는 “오늘 찍은 것과 작년 12월 자생당한방병원서 찍은 것을 면밀히 판독했고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의학적 근거를 보면 4요추 추간판 탈출 정도가 비슷하고 방향도 좌측으로 동일하다”며 “하요추부에서 피하지방 두께도 30㎜로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또 근육 모양, 척추 디스크 뒤쪽 관절 각도와 퇴행 정도가 동일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등에서는 ‘박씨가 마른 체형이라서 피하지방 두께가 MRI 영상에 나온 것처럼 두꺼울 수 없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병원에서 측정한 박씨의 체격은 키 176㎝, 몸무게 80.1㎏이었다.

이에 따라 강용석 의원이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증거로 제시한 ‘MRI 바꿔치기 의혹’은 46일 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병무청도 박씨가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한 MRI 필름을 제출받아 재검 당시 제출한 필름과 비교한 결과 동일인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아들의 MRI 촬영 결과 강용석 의원이 제기한 병역의혹은 완전한 허구이고 무책임한 정치적 공세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며 “명예훼손에 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박씨가 지난해 8월 공군에 입대했으나 ‘대퇴부 말초신경 손상’ 이유로 나흘 만에 귀가조치됐고, 지난해 12월 재검을 통해 허리디스크 4급 판정을 받아 공익요원이 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의학적 판단을 존중하고 승복하겠다.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한석주(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박사도 병원 기자실에서 “게시판에 작성한 글로 인해 박 시장과 가족, 아드님이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