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신은경 ‘리턴매치’… 새누리, 서울지역 예비후보 공천 면접

입력 2012-02-22 18:42

새누리당이 22일 4·11 총선 서울지역 면접을 실시함에 따라 공천 티켓을 노린 예비후보들 간 불꽃 튀는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현역의원을 제외한 공천 신청자 162명이 면접을 봤다.

면접에선 중구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KBS 앵커의 ‘여(女)-여(女) 리턴매치’에 맨 먼저 관심이 쏠렸다. 두 후보는 미모와 출중한 언변으로 인지도가 높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19일 국민일보 여론조사결과 민주통합당 유선호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 나 전 의원과 신 전 앵커는 각각 38.7%와 39.1%를 얻어 유 의원을 7∼8% 포인트 차로 앞섰다. 나 전 의원은 18대 총선 때 신 전 앵커의 남편인 박성범 전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을 받아 자유선진당 후보로 말을 갈아탄 신 전 앵커를 누르고 압승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보선 패배에 따른 공천 배제론에 발목이 묶여 있고 신 전 앵커는 자유선진당 후보 출마와 대변인 경력이 약점이다.

나란히 면접을 본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나 전 의원은 면접 전 “특정계파를 위해 일해 본 적이 없다”고 했고 면접 후에도 “공천 자체가 기계적으로 되면 안 된다. 특정인을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앵커는 “18대 공천 당시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현역이었던 박성범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하고 (나 후보로) 됐다”며 “그래서 충격이 많이 컸다”고 해묵은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당이) 내세운 것이 과거와의 단절”이라며 나 전 의원을 과거의 인물로 지목했다. 면접에서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보선 당시 불거졌던 ‘1억 피부숍’ 논란을, 신 전 앵커는 2006년 ‘명품’ 수수 스캔들에 대해 각각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여명의 친이명박계 공천신청자들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밝혔던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에 맞서 ‘일꾼론’을 내세웠다.

종로에 신청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정 중심의 경험이 과소평가돼선 안 된다”고 말했고 양천갑 공천을 신청한 김해진 전 특임차관은 “지역주민들은 일 잘하는 사람을 원하고 장·차관(을 한 사람)이 오히려 인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천갑의 경우 김 전 차관과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친이계 간 격돌에 길정우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뛰어들면서 언론인 출신 3인방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친이계 좌장 이재오(은평을) 의원의 공천 여부는 공천 정국의 뇌관이나 다름없다. 이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를 13.5% 포인트 차이로 앞선 데다 나홀로 신청지역이기 때문에 공천 배제가 설득력이 약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민주당이 거물급 인사를 전략공천할 경우 상황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없지 않다.

강남 벨트에 어떤 공천이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이혜훈(서초갑), 이종구(강남갑) 의원은 재선이란 점 때문에 “‘공천=당선’ 지역에서 다선을 하는 것은 특혜”라는 당내 정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서초갑은 친박근혜계인 이 의원 혼자 공천을 신청한 상태여서 전략공천 여부가 주목된다. 강남갑은 중립 성향의 이 의원을 상대로 4명의 예비후보들이 필사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 고승덕 의원의 서초을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폭로가 공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대결하는 강남을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공천 카드가 살아 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