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비스 “6자회담 재개, 북한에 달렸다”… 2월 23일 베이징 북·미 고위급회담
입력 2012-02-22 21:44
중국 베이징에서 23일 열리는 제3차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양측은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촉구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숙소인 웨스틴 호텔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갖고 “6자회담 재개는 북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또 “이 지역 모든 당사국들이 6자회담 재개를 원하지만 회담을 위한 회담은 안 하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이 9·19 공동성명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에게 약속했던 사항들을 지킬 자세가 돼 있는지 보고자 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뿐 아니라 인권과 인도주의적 문제도 의제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이 요구하는 30만t 곡물지원과 관련해서는 “영양지원 수요에 대한 기술적 평가에 기반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내일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와 대북 식량지원은 별개 문제라는 태도를 보여왔으나 이번에 두 문제를 함께 다룰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3시30분 미측 대표단과 함께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북측 회담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하루 전인 21일 북측 대표단과 함께 서우두 공항에 도착,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기다릴 것”라고 짧게 답했다.
김 부상의 이런 발언은 6자회담 조기 재개와 대북 영양 지원 등 북한의 요구 사안에 대해 미국이 먼저 전향적 태도를 보일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북·미 양측은 23일 오전 9시쯤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회담을 시작한다. 회담 일정은 23일 하루로 예고됐지만 대화 진전 여부에 따라 하루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