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 미자립교회 돕기 정책 집중화로 변하고 있다
입력 2012-02-22 17:16
[미션라이프] 대형교회의 미자립교회 지원정책이 점차 ‘선택’과 ‘집중’으로 변화되고 있다. 최근 다수의 대형교회는 30만원 미만의 선교비를 보내던 관행에서 탈피해 가능성 있는 중소도시 교회를 발굴해 재정과 인력, 프로그램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소득 증대를 위해 직거래 장터까지 열어주고 있다. 미자립교회의 자립을 위해 총체적 ‘사다리’를 마련해주는 셈이다.
가장 먼저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화 한 곳은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다. 교회는 ‘솔트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전국 교회 신청을 마감했다. 당초 20개 교회를 선발·지원할 예정이었지만 106개 교회가 지원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아 5개 교회를 추가했다.
광림교회는 이번 달부터 25개 교회에 매달 100만원을 지원하며, 전도단과 선교회, 성가대, 찬양대, 청년회를 현장에 파송해 전도축제와 여름성경학교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전도지는 물론 새가족 교육·성경공부 자료, 큐티책, 속회공과, 가정예배서, 교회학교 교재까지 무상 제작해 줄 방침이다.
김정석 목사는 “매년 120개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있는데 단순히 생활비를 지원하는 수준으론 자립형 교회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면서 “기존의 지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로 전략적 멘토링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교회도 이제는 대형교회 중심의 성장목회보단 가진 것을 나누고 섬기면서 함께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시기에 왔다”고 강조했다.
성남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도 12개 미자립교회를 선발한 후 자립형 교회로 성장할 수 있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MMP(Manna Mission Plan)을 3월 초부터 추진한다.
MMP에 선정된 교회에는 9개월간 월 100만원의 재정지원이 되며, 만나교회 성도들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중보기도 지원은 물론 단기선교팀과 전도대로 돕는다. 또 분기별 1회 세미나를 개최해 만나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영성 훈련과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 목회철학을 전수한다. 프로그램에는 만나교회 내 120개 셀이 지원에 나서며, 총 1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김병삼 목사는 “이제는 교회를 개척해서 부지를 구하고 교회건물을 짓는 게 거의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본다”면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적합한 만나교회의 영성훈련과 1대1 양육, 7대 사역(예배, 중보기도, 교육, 공동체, 가정, 나눔, 선교) 등을 작은 교회와 나누며 자립모델을 함께 만들기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됐다. 필요하다면 연말 교역자 회의까지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신촌성결교회(이정익 목사)도 성장 가능성 있는 교회를 선별해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으며, 그 비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신촌성결교회는 직거래 장터까지 열어준다. 이정익 목사는 “7년 전부터 2개 농어촌교회를 선정해 매주 수요일마다 무공해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가져다가 우리 교회에서 판매하도록 하는 데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농촌교회는 성도들의 소득이 높아지니 헌금이 풍부해지고 농산물 직거래를 원하는 성도들이 교회에 등록하면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장 통합은 2005년부터 노회와 노회 간 연결사업을 통해 최저생계비와 교육 프로그램, 장학금 등을 2500여개 미자립교회에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교회자립사업을 펼치고 있다. 예장 통합 김철훈 군농어촌선교부 총무는 “교단의 의무 정책에 따라 도시-농어촌교회 간 후원과 방문 등 유기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면서 “특히 대형교회가 자립 의지와 가능성을 지닌 농어촌교회를 별도로 후원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