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당 ‘5만원’ 유혹에 솔깃 대포통장 70개 만든 10代

입력 2012-02-21 18:58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학생증을 위조해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대포통장 70여매를 발급받은 혐의(사문서등의 위조 등)로 김모(17)군 등 고등학생 및 중퇴생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고등학교 중퇴생인 김군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위조된 학생증 217장으로 대포통장 70여매를 발급받고 35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대포통장 건당 5만원을 준다”는 여자친구 정모(17)양의 소개로 범행에 가담했다. 정양은 인천 부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말을 듣고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김군에게 전달했다. 김군은 친구 최모(17)군을 끌어들였고 최군은 다시 학교에 다니는 친구 3명을 가담시켰다.

김군은 필리핀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로부터 위조된 학생증을 받아 은행 여러 곳을 다니며 대포통장을 만들어 다시 필리핀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김포세관은 위조 학생증 89매가 담긴 국제택배를 발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학생증 131매에 등재된 피해자들에게 본인이 발급받지 않은 통장에 대해서는 부정계좌로 등록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생들에게 대포통장 개설을 의뢰한 40대 한국인 위조책 등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 중이다.

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