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안드레가 기적 행한 키프로스 수도원 붕괴 위험에도 주변국 마찰로 보수공사 난항

입력 2012-02-21 18:17

예수의 제자 안드레가 기적을 행했다는 키프로스에 있는 한 수도원이 붕괴 직전에 처해 당장 보수가 필요하다고 현지 그리스 정교회의 지도자가 20일 말했다.

크리소스토모스 2세 대주교는 키프로스 섬 북동부에 있는 안드레 수도원이 붕괴 위험에 있다며 그리스계 순례자들은 그곳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현지를 관할하는 터키계 키프로스 당국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보수팀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당장 남북으로 갈려져 있는 양측의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익시각에다 정치개입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크리소스토모스 2세는 터키계가 북쪽에서 기독교나 그리스 흔적을 지워버리려고 사원 보수를 의도적으로 늦춘다고 비난했다.

크리소스토모스 2세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터키계 키프로스 관리들은 문화유산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미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고 반박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 관리는 “안드레 수도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이것을 키프로스의 공동 문화유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프로스 섬 북동쪽 바위 위에 있는 안드레 수도원의 보수를 위해 미국 등이 개입하는 등 몇 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복잡한 문제 때문에 번번이 중단됐었다.

기독교 역사에 따르면 배를 타고 가던 사도 안드레는 풍랑을 만나 그곳에 체류하면서 선원들의 갈증을 풀어준 샘물을 발견하는 한편 선장의 눈먼 자녀를 고쳐주자 선장이 기독교로 개종하고 그곳에 수도원을 지어 봉헌했다. 키프로스 섬은 지난 1974년 남쪽 그리스계와 북쪽 터키계로 분리되어 긴장 상태에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