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구원’ 목회가 美 대형교회 키웠다… 김진기 목사 ‘미국 메가처치서 배울점’ 기고
입력 2012-02-21 18:08
교회 전문 컨설팅 기관인 미니스트리 디렉(MD)의 대표 김진기(54) 목사가 최근의 미국교회 동향에 관한 기고문을 국민일보에 보내왔다. 김 목사는 미국 메가처치(Mega Church·초대형교회) 연구에 관한 국내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으로 매년 미국 내 메가처치들을 탐방하면서 리더들과 깊은 교제를 통해 한국 교회가 배울 점을 파악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문 내용.
<편집자 주>
현재 미국교회는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로의 양분 현상이 뚜렷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외적인 강력한 영향력(Impact)을 추구하는 메가처치로 성장하는 한 축과 친밀감(Intimacy)를 추구하는 작은 교회라는 또 다른 한 축이 미국 교회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중형 교회’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대형 교회는 지역과 교회 밖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통해 성장하고 있고, 작은 교회는 서로의 친밀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요즘의 미국 사회의 보편적 추세와 맞물려 이뤄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출석교인 수 2000명 이상을 대형교회로 분류한다. 이 분류에 따르면 미국 전체 35만여 교회 가운데 약 1400개가 대형교회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에 대형교회들이 주로 몰려 있다. 이들 지역의 대형교회는 개척된지 5년∼10년 만에 성도수가 1만 명이 넘어갔다. 대형 교회의 담임 목회자들은 한 곳에서 평균 10년 정도 사역했다. 현재 대형교회 담임 목회자의 평균 연령은 51살로 조금씩 젊어져 가고 있다. 교회 수로는 미국 전체 교회의 0.5%밖에 되지 않는 대형 교회 내에 미국 전체 출석 교인의 10%에 달하는 성도들이 다니고 있다. 대형 교회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 대형 교회들은 갈수록 ‘영혼 구원’이라는 목적에 집중하고 있다. 교회 내에 있는 프로그램들을 단순화 시켜 모든 사역이 전도와 관련되게 하고 있다. 이들 교회들은 마태복음 22장 37절∼40절의 말씀을 바탕으로 교회 구조를 이웃과의 관계중심적인 형태로 바꿔 나가고 있다. 미국의 건강한 대형 교회는 하나님과 세상,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 물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여전히 미국 대형교회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대형 교회들은 다양한 소그룹 활동을 통해 대형화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지역 사회와의 연계성을 매우 중시한다. 점점 많은 대형 교회들이 1년에 한번 정도는 예배를 드리지 않고 밖으로 나가 지역민들과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안에서 모이는 교회’가 아닌 ‘밖에서 모이는 교회’로 변모하려는 노력이 강하다. 영혼구원이라는 목표가 뚜렷한 미국의 대형교회는 이를 위해 섬기는 교회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성경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영혼구원을 강조하는 대형교회로는 라스베이거스 커뮤니티교회, 인터내셔널 락 교회, 하이데저트 교회 등이 있다. 이들 교회 모두 1만 명 이상 모이는 교회로 성도 가운데 50%이상이 복음을 처음 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들 가운데 특별히 하이데저트 교회야말로 한국 교회가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최적의 교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이데저트 교회의 전반적 사역 철학과 방향이 한국교회를 전도 중심적인 교회로 변모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이데저트는 인구 15만의 소도시. 하이데저트교회에는 매 주일 1만2000여명이 출석하고 있다. 도시의 8%에 달하는 사람들이 한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다. 이 교회 성도의 60% 이상은 복음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다. 필자는 일주일 동안 이 교회의 모든 회의와 예배에 참석하고 실무자를 인터뷰하면서 확신했다. 바로 하이데저트 교회의 전략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 교회 담임 탐 머서 목사는 ‘오이코스(Oikos·가족) 전도법’의 대가다. 그는 1984년 하이데저트교회에 부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오이코스 전도법을 적용, 거의 명맥만 유지하던 전통 교회를 부흥시켰다. ‘오이코스’란 책을 쓰기도 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교회는 오직 오이코스 뿐이다. 오이코스는 우리가 교회에서 실행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며 우리 교회의 모든 것이다.” 그는 교회의 사명은 영혼구원이라고 확언한다. 이 영혼구원을 위해 그는 오이코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이데저트 교회에서는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무려 8000여명이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모두가 ‘나를 통하여 다른 누군가가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사역에 임하고 있다. 머서 목사가 말하는 오이코스는 목적이 아니라 전략이다. 오이코스는 누가복음 19장10절의 말씀을 준행하기 위한 가장 탁월한 전략이자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머서 목사가 강조하는 점 가운데 하나는 파트너십이다. 영혼 구원을 위한 전도 중심적인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설교나 목회자 중심이 아니라 오이코스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각 구성원들이 건강한 파트너십의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대형 교회를 무조건 비판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구원을 향한 열정, 이를 위해 지역에 다가가려는 절절한 노력을 배우기 바란다. 특히 탐 머서 목사를 기억하시라. 그의 목회 철학을 깊이 연구하다보면 우리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보일 것이라 믿는다.
정리=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