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격화되는 공방전] 새누리, 한명숙 정체성 난타… “한·미FTA 잉태·출산 총지휘한 행동대장”

입력 2012-02-21 18:59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통합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을 비판한 이후 새누리당의 대야 공세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민주당 주류로 떠오른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친노무현 그룹을 난타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한 대표를 겨냥해 “총리 재임기간을 보면 한·미 FTA 잉태와 출산을 총지휘한 행동대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장은 이어 “민주당이 정체성을 핵심 공천 기준으로 삼겠다고 하는데,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그때그때 달라요’가 트레이드마크인 한 대표의 정체성을 두고 정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민주당이 정체성이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제하겠다는 진정성이 있다면 한 대표가 1순위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유럽연합(EU) FTA에 침묵한 사람이 왜 유독 한·미 FTA에 대해서만 목청을 높여 야단법석을 떠느냐. 한·미 FTA 반대는 미국에 대한 콤플렉스, 다른 말로는 사대주의”라고도 했다. 이 의장은 “미국이 그렇게 두렵나. 파도 한 점 없는 잔잔한 바다에서 어떻게 뛰어난 뱃사공이 나올 수 있겠는가. 일본에 확산되는 한류문화의 일등공신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과감하게 일본대중문화 개방을 했기 때문”이라며 말을 맺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이런저런 정책들을 추진할 때 당위성을 주장하던 친노(親盧) 세력이 이제 와서는 모두 다 폐기하겠다고 나서니 혼란스럽다”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는 친노 세력들이야말로 심판의 대상”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이 현 정권을 부패·무능 정권이라 심판할 자격이 없다”면서 “노무현 정권이 과연 깨끗하고 능력이 있었느냐. 부패 사건이 시작돼 대통령이 목숨을 버리자 그 옆에 있던 분들이 부패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는데 (이는) 자가당착”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한명숙 부부 계좌의 현금 2억4000만원, 노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미국 주택 구입자금 13억원, 권양숙 여사의 100만 달러 의혹 등도 모두 해명돼야 한다”면서 “(자기) 구린내는 감추고 남을 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공격했다.

좀처럼 자기 의견을 내놓지 않던 외부 출신의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도 거들었다. 조 본부장은 자신이 내놓은 ‘말 바꾸기 하지 말라’, ‘변명하지 말고 솔직히 인정하라’는 구호를 언급하며 “이 두 가지만 잘 지켜도 훌륭한 정치인이 될 것이다. 야당 지도부는 저의 진언이 국민의 시각임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장은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노조를 정당에 예속시키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면서 “이 위원장은 정당 활동을 청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