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예술감독 “북한 관현악단·프랑스 오케스트라 3월14일 파리 합동연주회서 지휘”

입력 2012-02-21 19:11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관현악단을 지휘한다.

정 감독은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14일 파리의 살 플레옐에서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을 연주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평양에 처음 가서 두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몇 달 동안 의논하며 남북 음악가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찾았다”며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관계자를 만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초청으로 은하수 관현악단의 파리 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내가 원한 것은 남북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것인데, 현재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어 당장은 못하지만 3월 공연이 그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며 “지휘는 내가 하고 라디오 프랑스 필에는 서울시향 단원 5명(외국인)이 있으니 남과 북 그리고 프랑스 연주자의 모임”이라고 말했다.

브람스 교향곡은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 70명과 라디오 프랑스 필 단원 70명이 함께 연주한다. 이 곡 연주에 앞서 은하수 관현악단은 클래식 음악과 다른 장르의 음악이 혼합된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 감독은 3월 공연 외에도 6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남한(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북한의 솔리스트가 연주하고, 7∼8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 공연에 북한 연주자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월 서울시향이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연주하는데, 일이 잘 돼 올해가 지나기 전에 남과 북이 함께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