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천사’ 김태희 日서 수난… 反韓 네티즌들, 김씨 홍보활동에 “몰아내자”

입력 2012-02-21 19:12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김태희(32)가 일본 내 반한(反韓) 네티즌들의 등쌀에 못 이겨 21일 예정된 현지 행사에 불참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이날 일본 니칸스포츠에 따르면 로토(Rohto)제약은 도쿄에서 열기로 돼있던 기초 미백화장품 ‘유키 고쿠치’의 새로운 CF 기자발표회를 전격 취소했다.

로토제약 측은 “화장품 모델인 김태희에 대해 인터넷에 비판글이 많았다”며 “예상치 못한 사태나 안전을 위협할 만한 상황 발생이 우려됐다”고 행사 취소 이유를 밝혔다.

반한 네티즌들은 반한 성향의 커뮤니티 등에서 “독도 수호천사 김태희를 일본에서 몰아내자”며 준동해왔다. 일부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김태희를 광고 모델로 발탁한 기업에 항의 전화를 하는 내용의 음성 파일들을 올리기도 했다.

김태희가 공격 대상이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반일 여배우라는 것이다. 김태희는 2005년 4월 남동생 이완과 스위스 취리히 등을 방문해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행사에 나선 적이 있다.

반한 네티즌들의 ‘김태희 퇴출’ 시도는 별다른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김태희는 지상파 후지TV의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반한 네티즌들은 일본 시마네현이 정한 다케시마(독도)의 날(22일)을 앞두고 “노력이 드디어 현실화됐다”며 반기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의 움직임에 무관심했던 언론에서 행사 취소를 다뤘다는 데 고무돼 있다. 일본의 거대 커뮤니티 ‘2CH(2채널)’ 등에는 “이참에 김태희를 아예 일본에서 몰아내자”는 식의 비난글이 쇄도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