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 유로존, 1300억 유로 추가 제공 등 ‘패키지’로
입력 2012-02-21 19:31
몇 개월 동안 세계 경제를 불안에 빠뜨린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일단 제거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13시간의 협상 끝에 21일(현지시간) 새벽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은 성명에서 당초 예정대로 그리스에 2014년까지 최고 1300억 유로(1730억 달러)의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급된 1차 구제금융 규모는 1100억 유로였다.
현재 그리스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인 3500억 유로다. 재무장관들은 2020년 이 비율을 당초 목표(120%)에 거의 근접한 120.5%로 낮추는 데도 합의했다.
민간채권단은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명목가치 기준 손실률(헤어컷)을 50%에서 53.5%로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부채 3500억 유로 중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2000억 유로의 국채가 1000억 유로로 탕감된다. 나머지 정부부채 1500억 유로는 1차 구제금융 집행분(760억 유로)과 유럽중앙은행(ECB) 및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600억 유로 안팎 추정) 등이다.
이번 조치로 그리스는 원리금 상환부담이 대폭 경감돼 재정 건전성 강화와 경제 회복을 위한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긴축·개혁안 이행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조치는 쉽지 않은, 야심적인 프로그램”이라며 “실패 위험도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2차 구제금융 패키지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0일 145억 유로 등 잇따라 만기도래하는 그리스 국채가 디폴트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해 왔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