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로이드은행, 중역 10명 보너스 36억원 환수

입력 2012-02-21 00:24

영국 로이드은행이 32억 파운드(약 5조7000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금융스캔들의 책임을 물어 중역 10명의 보너스 200만 파운드(약 36억원)를 환수하기로 했다.

에릭 대니얼 전 최고경영자는 보너스의 절반가량인 60만~70만 파운드를 반납하고, 다른 3명의 이사들은 각각 25만 파운드, 나머지 6명의 중역들은 각각 10만 파운드를 반납할 예정이라고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로이드은행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지급보장보험(PPI)을 마구잡이 식으로 ‘잘못 판매’(mis-selling)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로이드를 비롯해 바클레이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HSBC 등 영국의 은행들은 가입자가 예상치 못한 사고나 질병으로 실직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용카드 및 담보대출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PPI라는 보험상품을 판매해 왔다.

이들 은행은 특히 자사에서 대출을 받는 고객에 대해 PPI 가입을 의무화했으며,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는 자영업자 등에까지 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생기자 이들 은행은 지난 2007년쯤 해당 보험상품의 의무가입 조항을 삭제하거나 대출 고객에 대한 상품 판매를 중지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조사를 거쳐 이들 은행에 대해 보험료는 물론 이자 등을 환불하고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고 이에 반발한 은행들은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4월 패소했다. 이 보험의 가입자는 2005년 이후 모두 1600만명에 달한다. BBC는 “영국 은행이 금융 영업행위를 문제 삼아 중역들의 보너스를 환수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