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제 공격”-이란 “원유 수출 중단” 큰소리 치지만 속으론 고민

입력 2012-02-20 19:33


이스라엘이 하루가 멀다하고 이란 핵시설 선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섣불리 공격을 감행할 경우 낭패를 당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란 공격은 이스라엘의 능력 밖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우선 공격 거리 때문이다. 이들은 공격 가능한 핵시설로 나탄즈, 포르도, 아라크, 이스파한 4곳을 꼽는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용할 수 있는 경로는 터키 영공을 지나는 북쪽루트,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하는 남쪽루트와 요르단과 이라크를 경유하는 중앙루트 3곳이다.

문제는 최단 거리인 중앙루트로도 이란까지 1600㎞나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이 거리의 3분의 1도 안 되는 시리아 폭격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것. 이스라엘이 보유한 F-15I와 F-16I 전투기의 왕복거리는 3200㎞를 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연료를 급유할 수 있는 수송기가 필요하지만 KC-707 8대밖에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수송기를 보호할 전투기도 별도로 필요하다. 또 이란이 가만히 앉아 당하고 있을 리 없고 미사일을 발사해 반격을 가하려 할 것이다. 특히 이라크 영공통과 시 이라크 공군의 이란 미사일 방어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산 벙커버스터 GBU-28이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 지하 나탄즈 시설 등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도 입증되지 않았다.

톰 도닐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선제공격을 만류한 것도 이스라엘의 전투능력도 문제지만 미국의 자동개입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 이 마저도 수많은 시간이 소요됨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