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새 대통령에 가우크… 동독 민주화 운동가 출신

입력 2012-02-20 19:34

개신교 목사이자 동독의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요아힘 가우크(72)가 독일의 신임 대통령으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B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여야 합의를 거쳐 가우크를 신임 대통령 후보로 추대키로 했다면서 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가우크에 대해 “민주화의 스승”이라며 “우리 시대와 미래의 도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가우크는 지난 2010년 6월 대선에서 야당 후보로 나서 지난 17일 각종 특혜 의혹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크리스티안 불프와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석패했다.

동독의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가우크는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동독 공안조직인 슈타지가 보유한 방대한 문서를 관리하는 구동독 문서관리청을 이끌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부모 모두 나치 당원이었으며 아버지는 영국군에 잡혀 포로수용소가 갇혔다가 귀국 후에는 러시아군에 의해 ‘반소비에트주의자’란 이유로 25년형을 받고 시베리아 수용소로 끌려가는 등 가우크는 순탄치 않은 가족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이 반공주의자가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독일 대통령은 실권을 쥔 총리와 달리 국가 수반으로서 상징적인 권한만 갖고 있다.

한편 저리대출 등 특혜의혹으로 사퇴한 불프 전 대통령은 연간 19만9000유로(3억원)에 달하는 연금을 못 받을 위기에 처했다.

19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발터 셸 전직 독일 대통령은 사퇴한 불프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직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며 그에 대한 연금 박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