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무협… “한국 세계 8위 무역대국” 자료 낸뒤 번복 해프닝

입력 2012-02-20 19:33

한국무역협회가 한국이 사상 최초로 세계 8위 무역대국에 올랐다는 자료를 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20일 무역협회는 ‘2011년 한국 무역, 세계 8위 등극’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10년까지 세계 9위를 기록한 한국이 지난해는 이탈리아를 제치고 8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는 내용이다.

무역협회는 8위로 올라선 이유로 “연말에 우리나라 수출입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이탈리아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수출입이 부진하여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5565억 달러로 7위, 수입은 5244억 달러로 9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나온다. 전체 무역 규모는 1조809억 달러로 이탈리아를 8억 달러 차이로 제치고 8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는 관세청이 지난달 최종 확정하고, 통계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한 철강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잘못 신고한 것이 밝혀지며 실제 수출액이 10억 달러 이상 줄어들게 됐다. 이 업체는 10억원 수출을 10억 달러 수출로 잘못 신고했다.

이에 따라 실제 수출은 5565억 달러가 아닌 5552억 달러로 줄어들고, 무역 규모도 그만큼 감소하게 됐다. 결국 무역규모 순위도 2010년처럼 9위를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절반으로 줄게 된다.

한 무역회사 관계자는 “무역협회가 통계수치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나온 것을 끼워맞추기 식으로 해석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근 사공일 전 회장의 사퇴와 한덕수 전 주미대사의 ‘낙하산’ 회장 추대 논란으로 협회 분위기가 해이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