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쓸개로 약 만들어 판다고?… 역풍 맞는 中 ‘웅담 상장’

입력 2012-02-21 09:06

중국에서 웅담으로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가 최근 상장을 추진하다가 유명인과 네티즌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웅담제품 반대 운동에 나선 인사들 중에는 미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야오밍(姚明)과 중국에서 유명한 방송인 추이융위안(崔永元)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살아 있는 곰에서 쓸개를 추출한다는 것.

이에 대해 문제의 제약회사 구이전탕(歸眞堂)이 “22일과 24일 곰 사육농장과 쓸개액 추출과정을 모두 공개하겠다”며 진화에 나서자 두 시간 뒤 구이전탕의 홈페이지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다운되기도 했다.

구이전탕은 “살아 있는 곰에서 쓸개를 추출하는 것이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신기술을 사용해 곰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며 “당국의 승인을 받아 웅담을 추출하는 우리에 반대하는 것은 국가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웅담제품 불매운동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등 2개 도시에서만 수십 개 약국이 웅담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팡수팅(房書亭) 중국 중약협회장은 웅담제품 판매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더욱이 관렵 법규에도 살아 있는 곰에서 쓸개를 추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명문 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에 대해 “인도주의와 중국의 전통적인 제약산업이 서로 모순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중의약보(中國中醫藥報)는 특히 “웅담뿐 아니라 사향, 우황 등 중국의 귀중한 약재는 모두 살아 있는 동물에서 채취해야 한다”며 “이번 일은 우리에게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