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자동차까지 갈취… 조폭 뺨치는 10대 폭력배

입력 2012-02-20 19:10

또래 학생을 폭행, 협박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빼앗는 등 조직폭력배 수준의 범행을 저지른 10대들이 잇달아 검거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0일 여학생 50여명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스마트폰 등 금품을 갈취한 혐의(공동공갈 등)로 정모(15)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모(15)양 등 2명과 장물업자 박모(37)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정양은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천호동 로데오거리 일대에서 10대 여학생에게서 스마트폰 50여대와 카메라, 노스페이스 점퍼 등 3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뺏은 혐의다. 이들은 옷을 사러 온 여중생들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스마트폰을 빼앗은 뒤 전화기에서 유심칩을 빼버려 경찰의 위치추적을 피했다.

빼앗은 스마트폰 20여대는 박씨에게 대당 20만원에 넘겨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장물 스마트폰 1600여대를 인터넷에서 팔거나 중국 브로커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양천경찰서도 목동, 신정동 일대에서 중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집에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귀금속 8점을 비롯해 금품 43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특수절도)로 정모(14)군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모(13)군 등 5명은 가정법원으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군은 지난해 3월부터 친구 11명과 함께 서울 목동·신정동에서 또래 학생 15명에게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학교에 못 다니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피해학생의 집에 들어가 반지와 팔찌를 훔치고, 피해학생 아버지의 승용차를 빼앗아 무면허상태에서 4일간 운전을 하고 다니다 사고를 낸 뒤 달아나기도 했다.

한편 강원도 원주경찰서는 폭력조직을 결성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집단폭력을 휘두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원주지역 중·고교생 37명을 적발해 이모(16)군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