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녹차를 삼키다… 녹차 주산지 보성군 등 커피 열풍에 밀려 재배면적 매년 줄어

입력 2012-02-20 18:41

커피 열풍에 전통차인 녹차 소비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녹차 재배면적도 감소 추세다.

20일 전남 보성군과 도 농업기술원 녹차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생산량의 37%를 차지해 녹차주산지로 유명한 보성군의 녹차 재배면적이 줄고 있어 다양한 상품개발과 판로개척이 시급한 실정이다. 녹차 재배면적은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2008년 1097농가·1164㏊였으나 2009년 1097농가·1097㏊에 이어 2011년 1006농가·1064㏊로 줄었다.

전국 생산량의 64%인 전남도내 전체 재배면적도 2008년 2683농가·2034㏊에서 2009년 2594농가·1894㏊, 2011년 지난해 2367농가·1599㏊로 급감했다.

경남 하동의 경우도 2009년 1956농가·1022㏊에서 2010년 1947농가·1010㏊로 줄었다. 이에 지자체와 재배농가가 적극 노력해 지난해 2016농가·1032㏊으로 호전된 상태다.

이같이 녹차 재배면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데는 최근 커피산업 호황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녹차 소비가 위축되면서 3∼4년 전부터 일부 농가들이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 실제로 1998년 귀농해 녹차를 재배한 농민 조병석(53)씨는 “녹차가 안 팔려 6만6000㎡의 녹차밭을 2009년부터 점차 줄여 현재 절반인 3만3000㎡만 재배하고 있다”면서 “녹차밭을 줄이는 주변 농가가 많다”고 말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녹차 수요는 2008년을 고비로 감소추세”라며 “‘녹차라떼’같은 젊은층이 좋아하는 제품 개발 등 새로운 수요창출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젊은층을 겨냥한 품종 및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녹차연구소는 발효차를 활용해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가내 수공업 형태의 단순가공 방식에서 기계화로 생산비 절감 방안도 모색 중이다. 보성군은 올해 1억원을 들여 신품종 녹차나무 ‘참록’ 5만 그루를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기능성 녹차제품 개발과 국내외 판로 개척으로 수요 창출 가능성을 확인한 하동군의 경우 올해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보성=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