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프라하의 잠 못 드는 밤을 넘어서
입력 2012-02-20 18:36
몇 년 전 유럽 유학생 집회를 위해 프라하에 머문 적이 있다. 프라하는 중세의 고풍스러운 정취와 예술의 향기가 깃든 천년의 고도(古都)다. 특별히 고적한 기품과 웅장함을 자랑하는 가톨릭 성당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체코 기독교가 부흥기를 맞을 때 가톨릭은 건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크고 웅장한 건물을 많이 지었다. 그러나 개신교는 신앙의 정신과 사상이 중요하지 무슨 건물이 중요하냐며 말씀 사역에만 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런데 체코가 공산화 되면서 기독교가 급격하게 무너졌다. 그 후 역사의 밤을 지나 다시 민주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 때 가톨릭은 건물이 있기에 다시 금방 부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신교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왜소해졌다. 이 얼마나 뼈아픈 역사적 교훈인가. 나는 작년 말, 명성교회 입당식을 다녀왔다. 순서도 없었지만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그런데 예배당이 너무나 아름답고 웅장해서 약간의 샘도 났다. “아, 나도 지난 번 더 큰 꿈을 가지고 더 크고 웅장하게 지을 걸” 그러나 하나님 앞에 내 교회를 그렇게 짓는 것처럼 진심으로 감사했다. 한 동안 강남 사랑의교회 건물을 왜 그렇게 크게 짓느냐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심지어는 같은 교계 안에서 조차도 공격하거나 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사회적인 잣대로만 보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교회의 대형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목회자로서 크고 웅장한 건물을 짓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한다. 사회가 대형화될수록 초대형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어느 신도시 지역에 지성전을 하려다 주변 개척교회들이 반대를 해서 못한 적이 있다. 다행히 사랑의교회는 잘 지어져가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그토록 크고 아름다운 교회 건물을 지어 목회적 대형교회로서 복음의 지경을 넓히면 하나님이 얼마나 영광 받으시고 기뻐하시겠는가.
그런데 목회자들 중에서도 가끔 교회 건물을 안 짓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분들 입장에서는 맞는 의견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자랑으로 여기거나, 또는 건물을 짓는 교회들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하루 속히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개척교회도 부흥하여 건물을 갖는 것이 좋다. 프라하 개신교의 역사가 큰 교훈을 주고 있지 않는가.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을 때도 레닌그라드 광장에 정교회 건물들이 너무도 화려하고 웅장해서 차마 부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훗날 공산주의가 무너지니까 다시 겨울 광야에 꽃이 피듯이 러시아 정교회는 장엄한 건물을 중심으로 화려한 부흥을 하기 시작하였다. 한국교회도 이제 영적 부흥을 넘어서 교회 건물의 부흥도 함께 이루어야 한다. 프라하의 잠 못 드는 밤을 넘어서, 세계적인 복음의 도시, 서울의 눈부신 내일을 바라보며.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