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욕먹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죠?” 179명 8시간 면접
입력 2012-02-20 21:51
새누리당이 ‘낙동강 벨트’에 부는 야당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부산·울산·경남(PK) 현지에서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실시했다.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20일 부산시당에서 PK 공천 신청자 210명 중 현역의원을 제외한 179명을 대상으로 8시간동안 면접 심사했다. 공천위가 첫 심사지역을 PK로 정한 것은 민주통합당의 ‘문·성·길(문재인 상임고문,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 트리오가 일으키는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고전이 예상되는 부산 사상에서는 예비 후보자들이 너나없이 “내가 문재인 고문의 대항마”라며 적극적인 선전전을 펼쳤다.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면접에 앞서 기자들에게 “동네 선거인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문 고문의 ‘바람’이 조직을 이길 수 없다”면서 “선거판을 키우지 말고 현장밀착형 인사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세의 최연소 여성 공천 신청자인 손수조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은 “이번 선거가 문 고문이 대선후보로 가는 정거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심사 전 기자회견에서 “사상뿐 아니라 몇 군데 관심을 갖고 지금 선택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여러 절차를 거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적인 사람이 걸러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심사에서는 2분30초가량 후보별로 발언시간을 주고 “출마의 변과 자기소개, 타 후보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설명하라”는 공통 질문이 주어졌다. 한 공천위원은 “욕을 먹는 직업인 국회의원이 왜 되겠다는 것이냐를 묻고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답하면 ‘국회의원 아니어도 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쏘아붙였다”면서 “거기서 말문이 막히면 진정성이 없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선인 김정훈(부산 남구갑)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공천이 빨리 끝나야 부활하려는 친노 세력에 맞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지역 공천을 서둘러 끝내 달라는 의견서를 공천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이 야당 도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 발언에 대해 “김칫국을 마시고 있는 것”이라며 “현 정권의 정치적 부족함을 틈타 친노 세력이 부활을 시도하는데 부산 쪽에는 그들이 해준 게 없다”고 맞불을 놨다.
공천위는 21일 대구·경북(TK) 광주·전북·전남 제주, 22일 서울, 23일 인천 대전·충북·충남 강원, 24일 경기 순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