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0 여론조사] 노무현재단 김경수, 김태호 10%P 差로 앞서… ‘낙동강 벨트’ 야당바람 확인

입력 2012-02-20 19:06

국민일보 여론조사 결과 ‘낙동강 벨트’의 야당 바람이 거센 것으로 새삼 확인됐다. 부산 사상과 경남 김해을의 경우 민주통합당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며 부산 북·강서을에서도 양당 예비후보가 경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에선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새누리당의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홍준표 전 대표를 더블스코어 차로 앞섰다. 최근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면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야당 바람을 견인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듯하다. 사상의 경우 4년 전 18대 총선 때는 민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했으며 새누리당 장제원 후보(45.48%)와 친박연대 강주만 후보(36.97%)가 대부분의 표를 차지했었다.

권 전 대사는 이곳에서 15∼17대 의원을 지낸 토박이 중진 정치인임에도 문 고문에게 맥을 못추는 형국이다. 문 고문은 60세 이상 노년층을 제외하고는 전 연령층에서 권 전 대사를 앞섰다. 특히 20대에선 65.5%대 11.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이 거물급 차출 대상자로 검토 중인 홍 전 대표도 문 고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20대(63.1%대 10.5%)와 30대(55.9%대 15.1%)가 문 고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대표 역시 60대 이상에서만 문 고문을 앞섰다. 새누리당이 중진 정치인을 제치고 27세 손수조 예비후보 공천을 검토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손 예비후보는 이 지역에서 초·중·고를 나와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그는 3000만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며 매일 자기 블로그에 ‘선거 가계부’를 써 주목받고 있다.

김해을은 노무현 대통령 고향답게 민주당 바람이 여전하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경남지사를 지낸 새누리당 김태호 현 의원을 10.3% 포인트 차로 앞섰다. 20대는 김 본부장(61.5%대 19.4%), 60세 이상은 김 의원(73.0%대 19.6%) 지지 성향을 보였다. 김해을은 18대 총선 때 민주당 후보(최철국 전 의원)를 당선시켰으나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김 의원이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근소한 차로 이긴 곳이다. 김 의원이 한때 국무총리에 지명되고 대선 후보감으로 거론될 정도로 무게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곳 야당 바람이 만만찮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강서을에서는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이 민주당 문성근 최고위원을 3.2% 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여서 별 의미는 없다. 18대 총선 때 허 의원이 민주당 정진우 후보를 큰 표차(64.19%대 23.18%)로 이긴 점을 감안하면 서울 출신(일본 태생)인 문 최고위원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역시 20대에서 문 최고위원이, 50대 이상에서 허 의원이 크게 앞서는 ‘세대 투표’ 성향을 보였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