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0 여론조사] 서울 주요 승부처 4곳 표심 분석
입력 2012-02-20 22:00
종로 민주 정세균, MB맨 이동관·조윤선 크게 따돌려
서울의 4·11 총선 승부처가 될 만한 4곳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주자들이 각각 2곳씩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총선 핫이슈로 부상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상대후보와의 경쟁력 비교가 표심(票心)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에선 야당 거물 인사를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조윤선 의원 및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의 양자 대결 시 각각 17.6% 포인트와 17.0% 포인트 차이로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명박 정부 기간 최장수 여성 대변인이었던 조 의원과 ‘뼛속까지 MB맨’을 자처하는 이 전 수석으로는 승부를 뒤집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남녀 모두 정 전 대표에게 골고루 지지를 보냈고 연령대로는 ‘2040세대’가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 전 수석은 여권 성향인 50대(38.2% 대 36.9%)에서, 조 의원은 60세 이상(39.9% 대 38.9%)에서 정 전 대표와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특히 여성 유권자들이 조 의원(25.3%)보다 정 전 대표(49.7%)에게 지지를 보내는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정치 1번지의 야당 바람은 중구에서는 크게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성끼리 새누리당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KBS 앵커는 민주당의 3선 중진 유선호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각각 7.1% 포인트(38.7% 대 31.6%), 8.4% 포인트(39.1% 대 30.7%)로 이기고 있었다. 유 의원이 원래 지역구(전남 장흥·강진·영암)를 옮겨 인지도가 낮은 데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젊고 참신하다는 점이 여론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야당 성향이 강한 20대와 40대에서도 나 전 의원과 신 전 앵커에게 밀리거나 가까스로 앞서는 데 그쳤다.
한·미 FTA 폐기 논란이 일면서 또 하나의 수도권 승부처로 떠오른 강남을에서는 FTA 협상 주역인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을 18.7% 포인트(49.3% 대 30.6%) 차이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전 본부장은 30대에서 정 고문에게 간발의 차이(35.2% 대 35.5%)로 뒤진 것을 제외하고는 전 연령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남성(35.4%)보다 여성(26.3%)이 정 고문에게 고개를 더 돌렸다.
정 고문은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와도 6.3% 포인트(34.1% 대 40.4%) 차이로 뒤져 전통 여당의 ‘텃밭’에서 힘겨운 승부를 예고했다. 특히 정 고문을 상대로 한 김 전 본부장과 정 전 수석의 지지율 차이(12.4% 포인트)를 감안할 때 서울 강남지역에서의 한·미 FTA 폐기 논란 효과가 지지율 10% 이상을 좌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씨의 출마가 유력시되는 도봉갑에서는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지지율 37.1%)이 인씨(43.6%)보다 6.5% 포인트 뒤졌다. 인씨는 ‘2040세대’에서 우세한 가운데 50대에서도 신 의원과 박빙(39.3% 대 40.1%)을 이뤘다. 재야 운동권 대부인 김 전 고문은 18대 총선에서 뉴라이트의 기치를 내건 친이명박계 신 의원에게 1278표 차이로 석패했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