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0 여론조사] 상호 적지 판세는… 대구 김부겸·광주 이정현 ‘역부족’

입력 2012-02-20 22:06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 수성갑과 민주통합당의 ‘성지’ 광주 서을은 한국 정치의 깨지지 않는 동서 지역구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두 지역 모두 여당 친박근혜계 핵심과 야당 중진 거물 간 대결구도를 형성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조사 결과는 예상 그대로였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최고위원이 자신의 수도권 지역구 기득권을 포기하고 친박계 핵심 이한구 의원과 대결을 벌이고 있다. 조사에서 김 최고위원은 25.2%의 지지율를 얻어 이 의원 지지율(49.6%)의 절반에 겨우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해 ‘잘 모르겠다’고 답한 유권자는 11.6%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동층이 많지 않아 김 최고위원이 앞으로 선거전에서 획기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이 의원은 새누리당 지지율(54.0%)보다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공천 신청 심사 이후 본격화될 레이스에서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5선 김영진 의원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변인격이었던 새누리당 초선 이정현 의원이 맞대결을 펼치는 광주 서을에서도 전통적인 지역구도 지지 성향이 감지됐다. 김 의원이 30.9%로 이 의원(19.5%)보다 11.4% 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 지역 유권자들의 새누리당 지지율(4.6%)보다 네 배 가까운 지지를 받아 상당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반면 김 의원은 후보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64.3%)의 절반가량에 그쳐 당의 공천 심사 결과와 통합진보당 및 무소속 후보 출마 여부에 따라 당선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민주당이 전략공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특히 ‘두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비율이 40.7%로, 김 의원을 지지한 응답자들보다 훨씬 많은 점도 눈에 띈다. 이 지역 유권자들이 야당 성향은 확실하지만 현 지역구 의원에 대해서는 교체 선호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