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심판?… 계속 말바꾸는 野가 심판 대상”
입력 2012-02-20 21:51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강한 톤으로 직접 화법을 구사하며 민주통합당의 정권 심판론을 비판했다. 그는 “계속 말을 바꾸는 야당이야말로 심판 대상”이라고 역공했다.
박 위원장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야당이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주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그 분들은 스스로 자신을 폐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분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 분들이 다시 모여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심판의 대상”이라고 몰아세웠다.
박 위원장은 또 “여야 정당을 떠나 자신들이 추구했던 정책에 대해 말을 뒤집는 것은 정말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면서 “새누리당은 이런 정치 행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처음 추진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필요성도 역설했다.
박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탈당을 통한 현 정부와의 인위적인 결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역대 정권 말기마다 탈당이 반복됐는데 탈당이 답이 됐느냐”면서 “(현 정부와는) 자연스레 멀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같이 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박 위원장은 총선 공천과 관련해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도덕성과 경쟁력, 쇄신 방향 부합 여부 등에 따라 (공천자를) 결정할 것”이라고만 말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사회자가 ‘친이계 물갈이’나 ‘부산·경남(PK) 전략공천’ 등의 질문을 할 때는 “공천위가 정해진 원칙대로 할 것”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최소 25%의 현역의원이 교체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남부권) 신공항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로 반드시 추진하겠다”면서 “입지 결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정수장학회를 ‘강탈한 장물’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거론되자 “정수장학회는 사회적 공익재단으로 (2005년) 이사장직을 그만둔 뒤 저와는 관련이 없다. 이와 관련해 장학회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야당과 각을 세울 때는 강한 어조를 사용했지만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절제의 모습도 보였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