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들 병역논란, 박원순 시장이 털고가라

입력 2012-02-20 17:56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병무청 게시판에는 공개 신체검사나 박 시장의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 등 1000여명 시민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 놓고 있다. 박 시장 아들의 3회에 걸친 입영연기, 입대한 지 나흘 만에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한 점, 허리디스크와 공익근무 판정 등 일련의 과정이 석연치 않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이런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이 연세대 의대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다. 성폭행 피해아동 ‘나영이’의 인공항문 수술을 집도했던 그는 최근 감사원 게시판에 “병무청에 제출됐다는 박 시장 아들의 자기공명영상(MRI) 필름 등의 피하지방층 두께로 봐서 상당한 비만 체격”이라며 신장 173㎝, 체중 63㎏이라는 박 시장 아들의 신체조건에서는 나오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MRI 사진을 바꿔치기 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전문가 소견을 실명으로 내놓은 것이다.

문제는 이 부분이 감사영역에 해당하는 지 여부다. ‘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처리에 관한 규정’을 따르면 19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이 청구할 수 있으므로 분명히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업무에 있어서 ‘주요 사업의 예산낭비·지연,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 또는 부당행위로 공익을 현저히 해(害)한다고 판단되는 사항’ 등으로 적시하고 있어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박 시장이 이런 사정을 알면 직접 나서는 게 공인의 도리라고 본다. 감사를 받겠다고 스스로 밝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총선 등 특수상황을 이용하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출신의 박 시장은 병역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가진 폭발력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박 시장의 리더십이나 안정된 시정(市政)을 위해서도 병역의혹은 하루 빨리 명명백백히 구명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