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6) 서울성모병원 카톨릭암병원

입력 2012-02-20 19:39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세계 최고 수준

‘혈액암 개척자’ ‘백혈병 4차 의료기관’ ‘혈액암 치료의 메카’ ‘첨단의술 집합소’….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에 붙어 다니는 별칭이다. 가톨릭암병원이 국내 의료기관으로선 보기 드물게 세계 최상위권 조혈모세포이식 및 혈액 암(BMT) 센터를 거느린 곳이기 때문이다.

이 병원이 지금까지 각종 혈액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는 지난해 360건을 포함, 모두 4200건에 이른다. 그동안 이식 성공률은 약 70% 수준. 국내에서 연간 300례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 기록을 올리고 있는 곳은 가톨릭암병원이 유일하다.

미국의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 MD 앤더슨 암센터, 시티 오브 호프 병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혈액암 센터들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가톨릭암병원 전후근 원장은 20일 “우리 목표는 혈액암 치료뿐 아니라 다른 암 진료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암센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암 환자는 물론 중국 베트남 러시아 중동 지역 암 환자들까지 돌봐주는 곳으로 빠른 시일 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삶의 질 높이는 전인 치료 추구=가톨릭암병원이 한 해 동안 진료하는 암 환자 수는 2011년 외래 기준 연인원 27만3211명이다. 입원 환자 수는 연인원 1만9927명. 암 전문 의사 수는 임상강사까지 포함해 총 120명, 병상 수는 457개다.

이 외에 집중 감염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격리병동 18병상과 1∼2시간가량 짧게 항암제를 투약하려고 내원하는 환자들을 위한 ‘통원주사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총 44석으로 구성된 통원주사실에는 특히 16개의 팔걸이의자를 설치해 환자들이 마치 비행기 내 1등석처럼 편안하게 앉아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BMT 센터에는 전용 통원주사실 48석이 따로 마련돼 있다.

가톨릭암병원은 또한 암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 당일 모든 검사를 마무리해주는 원스톱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첫 방문부터 수술까지 기간을 최장 5일로 단축해 치료의 신속성, 정확성,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외과, 종양내과, 전문간호사, 사회사업가로 구성된 ‘심리·사회·영적 지지위원회’와 정신과 전문의가 주 1회 협진하는 종양스트레스클리닉도 다른 병원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조직이다. 가톨릭암병원은 이를 통해 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암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피로, 통증 및 기분변화 같은 적응 장애를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BMT센터 운영=가톨릭암병원의 대표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1983년 국내 최초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하며 줄곧 우리나라 혈액암 치료의 역사를 새로 써온 BMT센터다.

이 센터는 경쟁관계의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 혈액암 진료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선두주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1985년), 부자 간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혈연 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 이식(1995년), 비혈연 간 조혈모세포 이식(1995년), 제대혈 이식(1997년) 등 이 병원 혈액암 전문가들이 국내 최초는 물론 국내 최다 이식 기록까지 연일 경신하고 있는 덕분이다.

BMT센터는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무균실을 운영하며 급성골수성백혈병클리닉, 급성림프구성백혈병클리닉, 골수부전증클리닉, 다발성골수종클리닉, 악성림프종클리닉, 만성골수성백혈병클리닉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혈액 질환별 특수클리닉을 가동 중이다.

이 센터는 또한 조혈모세포 기증자 3만명이 등록돼 있는 자체 조혈모세포은행을 갖추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기존 일본과 대만의 골수정보은행에 추가로 미국골수정보은행, 독일골수정보은행까지 연계한 범세계적 공여자 검색 기구도 운영하고 있다.

◇최신 의료장비 두루 갖춰=가톨릭암병원은 암 치료 방법도 환자 편의를 최대한 존중하는 쪽으로 발 빠르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개복 수술보다는 내시경 수술을 시행, 출혈과 감염 위험을 줄이고 입원 기간도 최대한 단축시켜주려 노력한다.

특히 대장(결장·직장)암의 경우 45% 이상을 복강경 수술로 치료하고 자궁암, 전립샘암, 간암 절제수술에도 복강경 수술을 확대 적용해 나가고 있다. 전립샘암 치료에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다빈치 로봇 수술도 방광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폐암 등에 이르기까지 적용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최첨단 방사선 장비로 암을 제거하는 시도도 활발히 이뤄진다. 대표적인 것이 토모테라피, 래피드아크, 사이버나이프 등을 이용한 암 치료이다. 토모테라피와 래피드아크는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하는 치료법에 컴퓨터단층촬영(CT) 기능을 추가해 호흡 등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계산, 암부위에만 정확하게 방사선을 쪼이는 장비다.

전 원장은 “종양 크기가 작은 두경부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췌장암의 경우에는 치료성적이 수술성적과 비슷할 뿐만 아니라 신체 여러 곳에 종양이 흩어져 있는 경우에도 여러 병소들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후근 원장은

△함경남도 함흥 △가톨릭 의대 졸업(1968) △가톨릭 의대 석·박사과정(1969∼1975) △가톨릭 의대 내과 전임강사(1976) △미국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 면역학 박사후과정 펠로우(1976∼1978) △미 서던일리노이대학 내과 전공의(1978∼1981) △미 코넬의대 부속 뉴욕병원 임상의사(1981∼1984) △미 국립보건원 암연구소(NCI) 항암 치료부 수석연구원(1984∼1990) △미 뉴욕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 겸 웨스트체스터 메디컬 센터 고형암부장(1990∼2009) △가톨릭 의대 내과 교수 겸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원장(2009∼현재) △한국임상암학회 회장(2010∼2011)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