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군수참모차장 美 에이킨 준장 “시아버지가 하시던 일… 세 번째 한국근무 활력 넘쳐요”

입력 2012-02-19 19:45

“시아버지가 하시던 일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 한국 근무지만 늘 활력이 넘쳐서 좋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에 부임한 한미연합사 군수참모차장 로빈 B 에이킨(52·여) 준장은 1985년 똑같은 자리에 있었던 조지 H 에이킨 예비역 소장의 며느리다. 이번 근무도 시아버지가 했던 일을 이어보고 싶어 자원한 것이다. 한국에 부임한 세 번째 미군 여성장군인 에이킨 준장이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84년 대구 캠프워커에서 소대장(중위)으로 10개월 근무하면서였다. 87년에 대위가 돼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그녀의 시댁은 미국에서 ‘군 명문가’로 통한다. 수십년간 군에 몸담았던 예비역 대령 남편에다, 시아버지와 2차 세계대전 당시 육군 부사관으로 주요 작전에 참가했던 시할아버지 때문이다. 아들도 현재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생도다.

에이킨 준장은 대학 시절 학군장교(ROTC)를 지원한 뒤 ‘군인의 길’ 외에 단 한번도 다른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 8월 예편한 남편이 “남은 생을 함께 편히 쉬자”고 전역을 제안했지만 단호히 거부하기도 했다.

미군 장성은 전체 군 인원의 3%에 불과하고 여성 장군은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에이킨 준장은 19일 “가족의 전폭적 지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출산한 지 한 달 반 된 아이를 떼어놓고 1차 이라크전쟁에 참가했던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두 아이는 당시 시누이가 맡아 키웠다. 그는 “한국군과 함께 일하는 게 정말 즐겁다”며 “주말에 남편과 서울 나들이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