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 공식활동 재개… 베트남 인사 만나 ‘충칭 모델’ 정당성 강조
입력 2012-02-19 19:27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가 ‘왕리쥔 사건’ 발생 이후 한동안 자중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다시 ‘충칭 모델’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보 서기는 지난 17일 충칭을 방문한 베트남 중앙서기처 서기인 또휘루아를 접견한 자리에서 “사회주의는 함께 부유해지는 길을 걷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고 중경일보(重慶日報)가 19일 1면 기사로 보도했다. 보 서기는 지난 14일 영국 투자가들을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언론 보도에 등장하지 않았다.
보 서기는 특히 충칭시의 경우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이 15%씩 성장했고 재정수입이 40%씩 증가하는 등 민중의 삶 개선과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칭 모델을 포퓰리즘으로 몰아 붙이는 반대세력을 의식한 듯 “이 길을 반드시 걸어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 자신이 위기에 처하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주장하는 ‘과학 발전관’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 서기의 향후 입지와 관련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문선집 제2권’이 영어,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 출간됐다는 소식을 중국중앙(CC)TV가 지난 18일 저녁 종합 뉴스 시간에 머리기사로 보도한 것이나 중경일보가 덩샤오핑(鄧小平) 서거 15주년을 맞아 그의 딸 덩린(鄧林·70)과의 인터뷰를 1면에 게재한 것을 놓고 보 서기에게 우호적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헌법학회 부회장인 퉁즈웨이 교수가 지난해 작성한 “충칭시의 범죄소탕은 인권을 유린하면서 자행됐다”는 연구보고서를 회람한 중국 지도부가 보 서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관측도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