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2차 구제금융 합의해도… 그리스, 결국 부도에 빠질 것” 獨 ‘유로존 퇴출’ 초안 마련
입력 2012-02-19 19:28
독일이 결국 그리스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퇴출시키려나. 독일이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 지원 여부에 상관없이 국가 부도에 빠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내몰려는 초안을 마련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스스로 부도를 선언하길 바란다고 신문은 전했다. 20일 유로존 경제장관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쇼이블레 장관은 그리스 정부가 긴축안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스 국민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한 관리는 “쇼이블레 장관은 어떤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그리스를 회생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칙론자인 쇼이블레는 그리스 지원에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내정간섭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 그리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올림픽게임의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의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청동 조각상과 도자기 등이 약탈됐다. 일주일 전에는 아테네의 내셔널 갤러리가 털렸다.
그리스 보수성향의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사설에서 “정부는 더 이상 어마어마한 문화유산을 돌볼 능력이 없다. 그리스는 부도상태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월가에는 이미 은행들이 그리스 부도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오는 3월 20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채만기일을 그 기점으로 잡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한편 유로화가 최악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화폐 단위인 프랑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화를 유로화로 바꿀 수 있는 기한이 17일로 끝나면서 발권 600여년간 일세를 풍미했던 프랑화가 한낱 종잇조각으로 남게 된 것이다.
13세기 중반 금화에서 시작한 프랑화는 지난 2002년 1월 유로화 출범과 함께 통용이 비록 중단됐으나 이날까지는 유로화로 바꿀 수 있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교환 시한인 17일을 넘긴 프랑화가 약 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