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수들도 가담 15명 연루 드러나… 전모 드러나는 배구 ‘승부조작’

입력 2012-02-19 21:44

프로배구 승부조작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베팅에서 더 많은 배당금을 받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전·현직 선수 15명을 조사했다.

19일 대구지검, 스포츠 전문가 등에 따르면 프로배구 승부조작은 배구경기 한 세트에서 두 팀의 점수 합이 40점이 넘는지 안 넘는지에 베팅하는 ‘언더오버’를 위한 것이었다. ‘듀스’가 없다는 가정 아래 한 세트에서 한 팀은 23~25점을 낼 수 있고, 약체 팀이라도 15점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보통 오버(40점 이상)에 베팅이 몰린다. 브로커들은 언더(40점 미만)에 돈을 걸고 상대팀이 일정 점수 이상을 내면 선수들을 시켜 실수를 하게 해 점수가 나지 않도록 했던 것이다.

브로커는 최대 5000만원까지만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팅 금액이 크면 승부조작을 들킬 수 있어서다. 브로커 등은 베팅 배당금 중 300만~500만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검찰 조사결과 브로커들은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세터, 리베로, 레프트를 같이 포섭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이트 공격수는 대부분 외국인 용병이 맡고 있어 브로커의 포섭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지난 17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전·현직 선수 3명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지금까지 남자선수 13명과 여자선수 2명을 조사했다. 수사 대상 중 KEPCO 소속 박모(24) 선수 등 일부 선수들은 국가대표를 지내기도 했으며 대부분의 선수들은 소속 팀에서 주전급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지난 시즌 은퇴한 김동근(27) 선수도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속한 팀은 남녀팀을 합쳐 최소 6개팀(남자 5, 여자 1) 이상이다.

검찰은 남자배구에서 지금까지 2009-2010 시즌과 2010-2011 시즌에서 최소 15건 이상의 승부조작을 확인했다. 여자배구에서도 1건의 승부조작을 확인했다.

대구지검은 이미 구속기소된 브로커 강모(29)씨 등 브로커 5명과 신병을 확보한 전주(錢主) 1명을 조사하고 있다. 선수와 브로커, 전주를 합치면 검찰의 프로배구 승부조작 조사 대상은 20명이 넘는다. 프로배구계 안팎에서는 연루 선수 40명 리스트설도 나오고 있다. .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