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대기업 공채 시즌 활짝… 면접 비중 높이고 고졸 채용 늘리고

입력 2012-02-19 19:13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다음달부터 상반기 공채를 시작한다. 이들 대기업들은 학력 등 스펙보다 조직적응력과 창의성 등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면서 면접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음달부터 접수를 시작해 상반기 1만3000명을 뽑는다. 삼성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학력이나 필기시험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창의성을 갖춰 회사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프트웨어·디자인 부문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영어시험을 보지 않고 면접만으로 뽑고 있다. 심층역량면접과 제시된 주제를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디어 면접 등 두 차례 면접을 통해 ‘끼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올해 처음으로 고졸 공채를 상반기에 실시할 예정이다.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최근 기업 채용이나 승진 등에서 이과형 인재보다 인문학 인재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국가 정체성을 가진 인재가 진짜 인재’라는 허동수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해 채용 때 한국사시험을 치른다. 허 회장은 최종 면접도 직접 주관한다. 입사지원서 작성 때는 자기소개서 항목에 본인이 왜 이 회사에 적합한지를 설명하도록 해 ‘조직가치 부합도’를 측정한다.

롯데백화점 직원들은 승진을 하려면 한국사검정시험을 치러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28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동향과 특징’ 자료를 보면 신입사원 채용 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면접’(56.3%)이었다. 특히 대기업들은 조직적응력과 창의성에 높은 비중을 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기업 채용 특징 중 또 다른 하나는 고졸 채용이 늘었다는 점이다. 정부의 독려도 작용했지만 기업들이 학력이나 스펙 대신 사람의 됨됨이를 중시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은 고졸 채용을 작년보다 1000명 늘렸다. SK는 올해 7000명 채용 예정 인원 중 2100명을 고졸 출신으로 선발한다. 한화는 고졸 공채 500명과 고등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채용전제형 인턴 700명 등 고졸 1200명을 뽑는다.

GS리테일이나 대우조선해양, 롯데 등이 신규 채용을 고졸 출신까지 확대하고 입사 후에도 대졸자와 차별을 없애고 있다. 롯데는 또 지방대 출신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출신교의 총장 추천서를 받은 지원자에 대해서는 서류 전형을 면제해주는 ‘총장 추천제’를 도입했고 여군 장교 특채도 운용한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