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진출 재벌가 후손들… ‘폼잡기’도 돈 벌기도 쉬워

입력 2012-02-19 19:11

최근 수입차 판매시장에 재벌 2∼4세들이 끊임없이 진출하면서 재벌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입자동차 판매사업에 진출한 재벌들은 GS, 두산, 효성, LS, 코오롱, 한진, KCC, 참존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들어있다.

재계 8위인 GS그룹은 2003년 센트럴 모터스를 설립해 렉서스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과 동생 허정수, 사촌 허인영씨 등 친·인척 11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GS그룹 창업주의 증손자인 허자홍씨는 캐나다의 모터스포츠 전문 업체와 슈퍼카 개발에 뛰어들었다.

효성도요타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20%씩을 갖고 있다. 효성의 ‘더클래스효성’과 ‘더프리미엄효성’은 각각 벤츠와 렉서스를 팔고 있다. 두산가 4세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등 친·인척들이 운영하는 DFMS는 2005년부터 일본차 혼다를 팔고 있다.

LS그룹은 구자용 회장의 LS네트웍스가 도요타를, 이웅렬 회장의 코오롱그룹은 계열사 코오롱글로텍이 독일차 BMW를 팔고 있다.

재벌가 후손들이 수입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른바 ‘폼잡기’도 좋고 상대적으로 돈을 벌기 쉽기 때문이다. 고가의 수입차는 의전차량 등으로 대기업 계열사들이 적잖은 물량을 자체 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대기업 오너 일가는 외제차 주요 수요층인 상류층 인맥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에 뛰어들면 곧바로 성공한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벌가 수입차 판매회사는 외국 자동차 기업의 판매법인과 관계에서 ‘을’의 위치인 데다 다른 딜러들과 경쟁을 하는 시스템이어서 수입차 부품 가격 거품 및 시장질서 교란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