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이전 한미 FTA 발효될 듯”… 한덕수 주미대사, 특파원 간담회
입력 2012-02-19 18:54
차기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추대된 한덕수 주미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로 방한하는 3월 말 이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자신의 대사직 사퇴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시각을 일축했다.
한 대사는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에서 “우리 모두 노력해 한·미 FTA를 성공시켜야 하며, 패배주의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결국 자유무역이 필요하고 FTA는 이를 위한 중요한 계기와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FTA가 발효되고 제대로 이행되면 “5년 정도 지난 뒤 국내총생산(GDP)은 5% 성장하고, 세수가 100억 달러 정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 돈이 FTA 이행과정에서 혹시나 어려움을 겪게 되는 분들에 대한 교육과 재훈련을 위한 지원 재원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와 관련된 국내 정치적 논란에 대해 “철저하게 경제·외교적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무역협회장이 된 이후 기회가 된다면 반대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대사는 국내 FTA 반대 여론과 관련 “미국 정부도 한국 야당의 반대가 있다는 데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면서 “국가 전체가 컨센서스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은 당연한 것도 아니고 아무런 대가 없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우리의 안보와 경제발전의 큰 기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3월 대사직 취임 이후 3년간 단 한 번도 엄청난 중압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고 주미 대사로서의 소회를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FTA 추진과정에서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측과의 갈등이 대사 교체의 원인이 됐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통상본부와 마찰은 이번 인사와 아무 상관없으며, 나와 통상본부의 생각은 같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간담회에 앞서 국무부 청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만나 이임 인사를 했다. 클린턴 장관이 “동맹인 한국의 대사가 떠나는데 꼭 만나고 싶다”고 해서 예정에 없던 면담 일정이 잡힌 것이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장관은 “한 대사가 지난 3년간 한·미 양국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