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철 한기총 새 대표회장에게 듣는다… “모든 회원 교단과 소통, 한기총 위상정립 방향 찾을것”
입력 2012-02-19 22:04
<대담=이승한 종교국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18대 대표회장에 홍재철(69·부천경서교회) 목사가 지난 14일 취임했다. 대표회장 후보자격시비 등으로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 측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온 그는 누구보다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쳤다. 예장통합 등 비대위 측의 불참 속에 치러진 총회 속회에서 합법적으로 2년 임기의 대표회장에 취임한 그는 내홍을 싸매고 화합을 끌어내 한기총의 위상을 세워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그는 지난 19일 한기총 대표회장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대담에서 한기총의 위상정립과 화합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의 화합과 위상정립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어떻게 한기총을 끌고 갈 생각인가?
“화합과 협력을 위해 무릎으로 사람들을 만나겠다. 한기총 운영이나 제가 대표회장에 당선된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 분들을 차례로 만나겠다. 한기총의 위기나 해체를 이야기는 하는 분들에게 무엇이 불만인지 묻고 싶다. 모든 사람들을 아우를 것이다. 무엇이 잘못인지 묻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 한기총의 창립 목적과 이념을 살려 회원 교단 전체가 소통하고 참여하도록 공동회장과 부회장,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 등 임원들을 유효 적절히 배분하겠다. 그리고 한국교회 앞에서 화해를 선언하겠다. 지루한 싸움을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원치 않는다.”
-한기총의 내홍을 들여다보면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의 부산개최와 무관하지 않다. WCC 총회 반대 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왜 WCC 총회를 반대 하는가.
“한기총은 지엽적인 문제로 이끌어가는 단체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일들을 종합하고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교단 연합기구인 것이다. WCC 문제는 40여개 위원회의 한 분야일 뿐이다. 특히 이단 문제는 철저해 대처할 생각이다. 분과별로 열심히 일하면 된다. 대표회장은 방향만 제시해 주면된다. WCC 문제는 기독교계 보수와 진보 사이를 금가게 하는 동기 부여도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이번 부산총회는 국제적인 정치 행사다. 보수진영의 협조를 구할 일이 있으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보내 달라.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대회이니 성공하길 기원한다. 한기총은 2014년 세계복음연맹(WEA) 개최에 200개 국가 기독교 대표들을 대거 초청, 크게 성장한 한국교회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교회 전체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업들을 전개하는 것이다. 주일(일요일)에 실시하고 있는 모든 국가고시를 철폐해 국민의 알권리, 행복추구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데 앞장설 것이다. 또 복지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결식아동, 미혼모,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들과 한국교회가 일대일 자매결연을 하는 ‘1000만 사랑의 결연운동’을 통해 한기총이 대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겠다. 한국교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3년 안에 ‘한기총 회관 건립’을 할 수 있도록 기초를 세우고 마스터플랜을 세워 추진하겠다.”
-10만 교회 2000만 성도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되는 건지 설명해 달라.
“한기총 회원 교단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선교 안전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부흥 성장과 발전을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해 10만 교회와 2000만 성도의 기독교 중흥 시대가 열리는 역사적인 첫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회원 교단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의 선교 정책 연구를 통해 중복 투자를 탈피하여 오대양 육대주에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교회를 향해 도전하는 세력이 적지 않다. 대책이 있는가.
“인터넷에 기독교 안티 세력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언론과 인터넷 매체 댓 글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가칭)한국기독교옴부즈맨’을 만들어 한국교회를 보호할 생각이다. 10만 명의 기도 용사들을 만들 계획이다. 또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기를 위해 서울시 교구협의회를 비롯한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단호히 대처하겠다. 임신·출산, 동성애를 조장하는 법을 어느 부모가 좋아하겠는가. 아마 인권조례 만든 사람들도 반대할 것이다. 또 미션스쿨의 설립 이념도 관철돼야 할 것이다. 이 조례를 찬성하는 의원들은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 대선까지 이슈가 될 것으로 본 다.”
-북한선교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약했는데.
“북한선교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되 정부가 우리의 대북 선교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한국교회와 자매결연을 하는 등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하겠다. 이를 위해 세계복음연맹(WEA)과도 협력할 것이고 북한의 집단농장에 옥수수심기운동(예를 들어 한 사람이 한 평 옥수수 심기)을 벌여 북한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줄 계획이다.”
-다시 묻는다. 리더십 발휘에 문제는 없나.
“신문 방송을 통해 역대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중 가장 혹독하고 가혹하리만치 검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남았지 않는가. 23년 한기총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돈 안 드는 선거도 치렀다. 그렇게 힘들게 대표회장에 당선돼서 무슨 영광이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할 일이 있다.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대정부, 대사회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대내외적인 부흥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 오늘의 현실은 한국교회를 끝없이 추락하게 만들고 있다. 안타깝다. 한국교회는 다시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신앙의 거성들이 피 흘린 순교의 발자취를 따라 갈 것이다.”
-각오와 소회를 간단히 말해 달라.
“한기총에 몸담은 지 20여년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굴곡이 있었지만 실무를 꾸준히 담당해 왔기 때문에 한기총 사역에 대해서는 감히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다. 한기총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한기총의 무너지면 한국교회가 무너진다. 한기총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기총 역사상 총회장 출신이 아닌 첫 실무형 대표회장이다. 앞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2년 임기 중 전반부 1년은 대사회적인 문제를, 후반부 2년은 한국교회 부흥운동을 이끌겠다. 기대해 달라.”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