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서정적인 세상의 ‘아침 풍경’… 사진작가 케나의 ‘고요한 아침’展
입력 2012-02-19 17:52
영국 출신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59)의 풍경 사진은 한 폭의 수묵화 같다. 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여백의 미를 살려 은은한 서정이 느껴지는 그의 작업은 대부분 이른 새벽에 이뤄진다. 케나가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촬영한 아침 풍경을 담은 ‘고요한 아침(Tranquil Morning)’ 전이 3월 18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해마다 한국을 찾아 ‘코리아’ 시리즈를 준비하는 그는 강원도 삼척의 작은 섬인 솔섬을 찍어 널리 알림으로써 천연액화가스(LNG) 생산기지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이곳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해 바다와 충북 단양을 촬영한 2점을 한국의 ‘고요한 아침’ 풍경으로 선보인다. 전시에 맞춰 방한한 그는 강원도 평창에서 작업할 계획이다.
일본 홋카이도 다이세쓰잔(大雪山)에서 눈사태 방지용 나무 울타리를 촬영한 작품 ‘쉰 개의 울타리’는 오선지 위 음표를 닮았다.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풍경이 연주하는 것은 고요와 정적이다. 작가는 “산과 울타리의 조합이 악보를 떠올리게 했다. 음악적 울림의 세계. 다른 사람들을 이 세계로 초대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각국의 아침 풍경을 담은 사진 52점은 모두 흑백이다. 작가는 “사진을 악기에 비유하자면 흑백 사진이 내가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악기다. 컬러 사진은 지나치게 시끄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영문과 한글로 된 케나의 사진집 ‘고요한 아침’은 최근 영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관람료 3000원(02-738-7776).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