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올림피아 박물관 무장강도 조각상 60여 작품 털어
입력 2012-02-17 23:46
재정위기로 벼랑에 몰린 그리스의 자존심이 다시 큰 상처를 입었다. 그리스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올림피아의 박물관에 무장 강도가 들어 수십 점의 유물을 훔쳐 달아났다고 AFP 등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달에는 수도 아테네 국립 박물관에서 피카소와 몬드리안의 작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그리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30분 쯤 올림피아의 ‘인류학 박물관’에 마스크를 한 무장 강도 2명이 들이닥쳐 경비원을 제압한 뒤 주로 청동과 진흙 조각상 60여 점을 훔쳐 달아났다고 밝혔다.
티미오스 코치아스 올림피아 시장은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귀중한 유물들이 도난당했다면서도 도난 품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행 후 인근 도로를 차단하고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
코치아스 시장은 “도난 품목들의 가치가 어느 정도 인지는 인류학자들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확실히 박물관의 경비는 소중한 유물들을 지키기엔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부 노동조합에 따르면 재정위기에 따른 2년 간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따라 그리스 전체적으로 1500명의 경비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화부 단기 직원 노조 관계자는 “모든 박물관이 경비 및 연구 인력을 감축해 24시간 교대근무가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파블로스 게롤라노스 그리스 문화장관은 도난 사건 발생이 보도된 직후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사직서가 수리됐는 지는 분명치 않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박물관은 올림픽 성화가 채화되는 헤라 신전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고대 올림픽 경기와 관련된 많은 공예품들이 소장돼 있다. 오는 5월에는 올해 열리는 런던올림픽의 성화가 채화될 예정이다.
이날 고대 유물 도난은 그리스에서 두 달 새 두 번째 발생한 것이다. 지난 달에는 아테네국립미술관에 도둑이 들어 스페인 태생의 피카소와 네덜란드 출신의 추상주의 작자 몬드리안의 작품들이 무더기로 도난당한 바 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