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MB 인사 또 잡음]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낙하산?
입력 2012-02-17 19:09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16일 7명으로 구성된 후보자 추천 특별위원회를 구성, 후보자 선임절차에 들어갔다. 당초에는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를 앞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을 한 사람이 겸임하는 형태가 예상됐지만 특별위 구성 직전 금융지주 회장은 외부에서, 은행장은 내부에서 선임할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이 와중에 권태신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현재 농협중앙회 사외이사이기도 한 권 부위원장은 이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역임한 데 이어 현 정권에서는 국무총리실 실장을 거친 대표적 경제관료다.
사외이사 외에는 농협관련 경험이 없는 권 부위원장의 내정 가능성에 금융권은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7일 성명을 통해 “금융권 임원이 노쇠한 관료들의 노후대책 자리인 것처럼 여기는 정부의 행태를 개탄하며 권 부위원장의 농협금융지주 대표 거론 자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농협 신경(신용·경제)분리 밀어붙이기가 경제사업 활성화를 명분 삼아 정부의 농협 지배를 공고히 하고자 했던 사기극임을 이 정권은 (권 부위원장 임명설로) 몸소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권 부위원장은 노무현 정권 하에서는 부동산정책기획단을 책임지고 있으면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있고, MB정권 하에서는 국무총리실장 재직 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즉각 권태신 낙하산 계획을 포기하고 나아가 농협을 쥐락펴락하려는 욕심 자체를 버리라”고 촉구했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회장에는 권 부위원장 외에 사내 인사로 김태영 신용대표 이사, 신충식 전 전무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는 20일 이사회에 압축된 후보자를 보고한 뒤 대의원 총회를 거쳐 3월 2일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